제29화
서지수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서지수가 손을 덜덜 떨자 진수혁은 피식 웃으며 서지수가 도와달라고 빌 것이라고 생각했다.
서지수는 머리가 하얘졌지만 다시 정신을 차리고 방 안에 무기가 될 만한 물건이 있는지 둘러보았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었고 도망칠 방법도 생각나지 않았다.
얼마 후, 밖에서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방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바로 고준석이었다.
“이 여자는 이제부터 너의 것이야. 네 마음에 든다고 해서 주는 선물이지.”
진수혁은 덜덜 떨고 있는 서지수를 힐끗 쳐다보고는 잔인하게 말했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하고 싶은 대로 해. 목숨만 붙어있다면 무슨 짓을 해도 상관없어.”
고준석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더니 진수혁이 지시한 대로 말했다.
“정말 나한테 주는 거야?”
“말도 안 듣고 사람을 할퀴기 좋아하는 고양이는 버림받을 수밖에 없어.”
진수혁은 서지수를 쳐다보면서 차갑게 말했다.
“이미 버렸으니 네가 가져.”
고준석이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오늘은 뜨거운 밤을 보낼 수 있겠어.”
진수혁은 아무 말 없이 뒤돌아 나갔다.
서지수는 점점 멀어지는 진수혁의 뒷모습을 보고만 있었다.
“서지수 씨, 잘 부탁드릴게요. 저는 이날만을 기다려왔어요.”
고준석은 진수혁이 시킨 대로 사악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고준석은 당장이라도 진수혁을 죽이고 싶었다.
“이제는 시작해도 되죠?”
“저... 잠시만요.”
서지수는 진수혁이 이런 결정을 할 줄 몰랐기에 몹시 당황했다.
“제가 먼저 씻을게요. 씻고 다시 얘기해요.”
그 말을 들은 진수혁은 놀라서 멈춰 섰다. 고준석은 어색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서지수는 욕실 안으로 재빨리 들어갔다. 28층 욕실의 창문을 열고 나가면 옆 방의 베란다로 넘어갈 수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이곳에서 도망칠 수 있을 것이다.
욕실 밖은 고준석과 진수혁이 있기 때문에 절대 벗어날 수 없었다.
서지수는 욕실 안에서 문을 잠그고 물을 틀었다. 그리고 겨우 창틀로 올라가서 창문을 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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