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장
박지헌은 무서울 정도로 어두워진 안색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바보가 아니었기에 강하나가 이런 일들을 알고 있는 이유가 전부 서다은의 수작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한참 침묵하던 박지헌은 이를 악물었다.
“하나야, 내가 다 설명할 수 있어.”
그러나 강하나는 이젠 박지헌을 쳐다도 보고 싶지 않았다.
“설명은 남겨뒀다가 첫사랑한테 말해주고 사인해.”
박지헌은 분노를 터뜨렸다.
“말끝마다 사인! 사인! 사인하라는 말을 빼면 할 말이 없어?”
“강하나 씨, 조사 거의 마무리되어 가는데 뭐하고 계세요? 증거는 확실해요. 손해를 본 재물의 가치로 봤을 때 절도한 사람은 3년 동안 징역살이를 해야 할 거예요.”
이때 경찰 한 명이 강하나에게 다가와 재촉했다.
“얼른 들어와서 녹취를 끝내면 판결할 수 있어요.”
경찰의 말에 박지헌은 벼락을 맞은 사람처럼 펄쩍 뛰었다.
“고작 신발 한 켤레인데 3년 동안 징역살이를 한다고요?”
경찰은 서늘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그것도 어떤 신발인지 봐야죠. 서다은 씨가 훔친 신발의 가격은 1억 2천만 원가량으로 추정돼요. 징역 3년도 최저형량이라 더 많이 형량을 받을 지도 몰라요.”
신발 가격이 1억 2천만 원이라는 소리에 박지헌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강하나가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 정말 값어치가 높은 신발이었다.
서다은이 징역을 살아야 한다는 경찰의 말에 박지헌은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졌다.
“하나야, 우리 일은 우리 일일뿐이고 다은이는 상관없어. 다은이 아직 젊고 미래가 창창한 직업과 인생을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신발 하나 때문에 망쳐버리려고 해? 너도 여자인데 동정심도 없어?”
“없어!”
박지헌은 일이 이 지경이 되었는데 같은 여자로서 서다은을 동정해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며 강하나를 억압했다.
박지헌이 이럴수록 강하나는 마음이 싸늘하게 식어갔다.
강하나는 차가운 목소리로 또박또박 이야기했다.
“대체 몇 번을 말해야 해? 지헌 씨가 합의서에 사인하지 않는 이상 난 봐줄 생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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