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9장
다행히 레드 와인이 입가심이 되어 주었다. 새콤하면서도 떫은 와인이 달콤한 음식이 주는 느끼함을 중화시켜 주어 그녀는 와인을 마시면서 여유롭게 음식을 즐겼다.
거의 배가 찰 무렵 단정우가 그녀의 젓가락을 가볍게 눌렀다.
“그만 먹어요. 더 먹으면 디저트 먹을 배가 없어져요.”
강하나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정우 씨, 유치원 선생님이에요? 밥 먹는 것까지 이렇게 간섭하다니. 설마 누구한테나 이래요? 내 생각엔 정우 씨 첫사랑이 이걸 알면 헤픈 놈이라고 욕할걸요?”
“걱정 마요, 절대 그럴 일 없어요.”
“절대?”
강하나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정우 씨는 여자를 너무 몰라요. 모든 여자는 독점욕이 있거든요.”
그 말을 하면서 문득 이제 단정우와 거리를 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게는 마음에 둔 사람이 있고 머지않아 그 사람과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자신이 이렇게 가깝게 지내는 건 그 여자의 입장에서 보면 분명 불편할 것이다. 비록 그녀에게 그런 마음이 없다고 해도 상대방은 불쾌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강하나도 어쩔 수 없었다.
최근 그녀 곁을 지켜주고 돌봐 준 사람은 단정우뿐이었다. 만약 그마저도 떠난다면 이 모든 걸 혼자 감당해야 했다. 아파도 쓰러져도 배가 고파도 오롯이 혼자.
강하나는 조용히 와인잔을 들어 단숨에 들이켰다.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내 인생은 정말... 엉망이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강하나는 와인을 한 잔, 또 한 잔 기울였다.
어느새 한 병의 절반 이상을 비워버렸다.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눈앞이 빙글빙글 돌았다. 강하나는 테이블에 엎드린 채 다 먹지 못한 케이크를 멍하니 바라봤다.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흐릿한 시야로 화면을 확인해 보니 발신자는 박재헌이었다.
강하나는 코웃음을 치며 전화를 받았다.
“왜!”
그녀의 목소리는 평소와 달리 딱딱하고 단호했다. 너무나도 다른 분위기에 박재헌은 순간 멈칫했다.
“술 마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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