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4장
단정우는 원래 계속 냉랭한 태도를 유지하려 했지만 산술 평균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결국 입가에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강하나의 사과는 분명 진심이 담겨 있었다.
특히 글씨 아래에 찍힌 낙관을 보자 더욱 흐뭇한 기분이 들었다.
이게 그녀가 방금 직접 부탁해서 받은 글씨라니, 어디서 대충 사 온 게 아니라는 점에서 더더욱 마음에 들었다.
이 정도 성의라면 그녀가 뭘 잘못했든지 간에 무조건 용서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고마워요, 하나 씨. 이 선물 정말 특별하네요. 마음에 들어요.”
대문호인 주성택 어르신에게 이런 유치한 문구를 쓰게 만들려면 그녀가 특별한 방법을 썼거나 엄청난 정성을 들였을 것이다.
어쨌든 그는 매우 만족스러웠고 예상치 못한 선물에 기분이 좋아졌다.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에요.”
강하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럼 이제 용서해 주신 거죠?”
뭐라고 해야 할까?
단정우는 웃음이 터질 것 같았지만 겨우 참았다. 사실 그는 애초에 그녀에게 화가 나 있던 게 아니었다.
며칠 동안 그녀와 함께 지내며 나름대로 노력했는데도 관계가 더 이상 가까워지지 않는 것 같아 답답했던 것뿐이다.
특히 어제 그녀가 박지헌과 다정하게 식사를 나누는 모습을 봤을 때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혹시 또 박지헌과 화해하려는 건 아닐까?
지금까지 해온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건 아닐까?
그런 불안감이 커지면서 그는 스쿼시 경기에서 이 기회를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어차피 좋아하게 만들 수 없다면 적어도 그의 존재가 그녀의 머릿속에 남아야 했다. 그래서 일부러 져주었을 뿐이다. 결국 처음부터 끝까지 연기였던 것이다.
물론 강하나의 스쿼시 실력이 뛰어난 건 맞지만 체력과 반응 속도는 한계가 있었다.
그가 전력을 다했다면 그녀는 기껏해야 3점 정도밖에 따내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단정우는 그녀를 일부러 이기게 해줬다. 그녀가 우쭐해지도록, 기뻐하도록, 그리고 결국 예상치 못한 분위기에 당황하도록 만들었다.
강하나가 클럽을 나설 때 보였던 쓸쓸한 뒷모습을 떠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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