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0장
박재헌의 은발은 검게 염색되어 있었지만 짧게 자르지는 않았다. 여전히 느슨하게 묶여 있어서 거친 기질과 반항적인 분위기를 더욱 강조했다.
그는 기분이 썩 좋지 않아 보였다. 박지헌을 차갑게 한 번 훑어보더니 갑자기 손을 들어 그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참 사치스럽구나, 박지헌. 이렇게 좋은 아내를 두고도 이딴 식으로 대하다니. 내가 너라면 모든 걸 포기해서라도 이 여자만은 꼭 지킬 거야.”
가까이 다가서자 박지헌은 그가 몇 년간 해외에 나가 있는 동안 키가 꽤 자랐다는 걸 깨달았다.
분명 예전엔 둘이 비슷한 키였는데 지금은 자신보다 머리 반쯤은 더 커 보였다.
‘뭐, 외국 소고기는 단백질 함량이라도 더 높다는 건가?’
특히 드러난 팔뚝에는 탄탄한 근육이 도드라져 있었다.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깔끔한 근육질과는 달리 덩치가 크고 강한 느낌을 주는 몸이었다.
겉으로 보기엔 말랐는데 속은 이렇게 알차게 단련된 걸 보고 박지헌은 속으로 묘한 질투심을 느끼며 그의 손을 거칠게 쳐냈다.
“이게 바로 가진 자의 여유라는 거야. 내 아내가 나를 아끼니까, 난 얼마든지 제멋대로 굴 수 있어. 어차피 내가 지키지 못한다 해도 결국 내 아내일 수밖에 없으니까.”
박재헌의 얼굴이 어두워지며 비웃음이 스쳤다.
“넌 여전하구나. 고집불통에 독선적이고 오직 자기 세상에서만 사는 놈.”
“형도 별반 다를 거 없지 않아?”
박지헌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를 노려보며 적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엘리트 교육을 받았으면서 자유로운 영혼이라도 되는 양 이딴 가면을 쓰고 다니는 게 안 창피해? 여긴 형이 쇼를 펼칠 무대가 아니거든.”
그는 코웃음을 치고 그대로 성큼성큼 걸어가 버렸다.
박재헌은 바지 주머니에 두 손을 꽂은 채 미동도 없이 서서 그의 뒷모습을 싸늘한 눈빛으로 지켜봤다.
“하, 자유...”
정말 자유로웠다면 3년 전 가장 사랑하는 여자를 일부러 떠나보내진 않았을 것이다.
한편, 예상대로 모든 기사가 제때 올라갔다. 그동안 악플과 악성 루머에 짓눌려 있던 네티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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