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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장

박지헌은 더는 서다은과 의미 없는 대화를 나누고 싶지 않은 듯 휴대폰을 들고 사무실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서다은도 바로 박지헌의 뒤를 따라가며 물었다. “지헌 씨, 어디 가요?” 박지헌은 눈썹을 올리며 되물었다. “화장실. 왜? 화장실도 같이 가주려고?” 박지헌의 말에 서다은은 부끄러운 듯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정말! 그래도... 안 되는 건 아니에요.” 박지헌은 진정 하려는 듯 크게 숨을 들이마시었다가 다시 내쉬었다. 그리고 결국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경리팀 사무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휴대폰을 보고 있던 진영훈은 박지헌이 들어오는 걸 보고 바로 휴대폰을 내려놓고 바쁘게 사무실 테이블을 정리하는 척하면서 물었다. “대표님, 무슨 일 있으세요?” 박지헌은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그에게 다가가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내 계정에 업로드된 내용 봤죠?” “네... 봤습니다.” “그건 제가 올린 게 아니라 저희 아버지가 올리신 거예요.” “아, 그렇군요.” 진영훈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계속 물었다. “대표님, 이 얘기를 하시려고 여기까지 오신 건가요?” 그러자 박지헌이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계속 말했다. “경리가 이렇게 머리가 안 돌아가서 되겠어요? 진 대리님은 우리 아버지가 어떻게 손 비서의 채팅 기록을 손에 넣을 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하나요?” 박지헌의 말을 들은 진영훈의 눈빛은 바로 예리해졌지만 애써 아무것도 모르는 척 순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건... 아마도 회장님께서 손 비서의 약점을 쥐고...” “연기 그만 해요.” 박지헌은 하찮은 웃음을 지으며 진영훈의 말을 끊었다. “손 비서가 다 불었어요. 얘기해 봐요. 3년간 우리 아버지가 보낸 스파이로서 내 곁에서 무슨 일을 했었는지요.” ‘손민재!’ ‘감히 나를 배신해!’ 순간 진영훈의 얼굴이 놀라서 하얗게 질렸다. 하지만 그는 일이 다 들통난 와중에 무슨 변명을 하든 아무 의미가 없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진영훈은 솔직하게 말하는 거 외에 별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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