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4장
강하나의 걱정이 무색하게 결국 그녀가 가장 염려했던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다음 날 점심쯤, 박지헌은 자신의 개인 SNS 계정에 800자가 넘는 해명 글을 올렸다.
요약하자면 강하나가 이혼을 요구하긴 하지만 그것은 일방적인 요구일 뿐이고 결혼 생활 내내 이혼 요구를 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 강하나는 본인이 지금까지 했던 선물을 전부 팔아 현금화하고 있으며 보유하고 있는 이정 그룹 지분 17%까지 매매하려 한다는 것, 서다은과 교제한 적은 있지만 강하나가 질투할 게 걱정되어 밝히지 않았으며 지금 사랑하는 건 강하나 한 사람뿐이라는 것, 마지막으로 강하나에게 기회를 줄 생각이며 강하나가 마음을 바꾸면 지금까지의 일은 없었던 것으로 하고 그녀를 용서해 줄 생각이라는 내용이었다.
이정인에게서 연락을 받고 로펌 도장까지 찍힌 공식 해명 글을 확인한 강하나는 화가 치밀었다.
‘결국 조용히 이혼은 못 해주겠다 이거야? 서로 똥물을 뒤집어써야겠다 이거지? 비겁한 자식. 역겨운 자식!’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 봐도 생각나는 욕이 이것뿐이라는 것이 한스러울 따름이었다.
참다못한 강하나가 먼저 박지헌에게 전화를 걸었다.
염치없이 바로 전화를 받은 박지헌이 먼저 입을 열었다.
“하나야, 화난 거 아는데 일단 진정해. 그 글 내가 올린 거 아니야. 아빠가 사람 시켜서 내 계정 해킹했나 봐. 아마 앞으로도 언론플레이를 계속하실 건가 봐.”
‘직접 올린 게 아니라고?’
우습게도 박지헌의 의사가 아니라는 사실에 그녀는 조금이나마 화가 풀리는 듯했다.
“그래. 믿어줄게. 그럼 계정 해킹당한 거라고 다시 해명해. 저 글만 읽으면 내가 천하의 뻔뻔한 여자가 된 것 같잖아.”
그녀에 대한 사랑은 가짜일지 몰라도 지난 3년간 그녀가 봐온 박지헌은 적어도 인성 쓰레기는 아니었기에 이정도 부탁은 들어줄 거라 생각했다.
“...”
하지만 그녀에게 돌아온 건 침묵뿐이었다.
“내 말 듣고 있어?”
한참 뒤에야 박지헌은 입을 열었다.
“너 억울한 거 이해하지만... 넌 지금까지 그냥 주부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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