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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장

“자자, 전 이야기 들으로 온 거예요.” 소유비가 일부러 눈썹을 으쓱 올리고는 추나연에게 웃어보였다. “BJ님이 이야기를 잘해주신다고 해서 들으러 왔어요.” 소유비가 나온 순간부터 지금까지 추나연은 표정 변화 하나 없었다. “늘 하던대로 과거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어릴 때부터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다 열 살 때의 사건으로 물을 무서워하게 됐군요.” 생글생글 웃으며 듣고 있던 소유비는 그 말에 눈을 땡그랗게 뜨며 눈짓을 보냈다. 더는 이어 말하지 않는 추나연을 보고서야 안도했다. “무슨 이야기를 듣고 싶으세요? 현재? 과거?” 한숨 돌린 소유비가 오만하게 턱을 쳐들었다. “진짜 그렇게 잘 맞춰요?” “그건 본인이 제일 잘 알겠죠.” 아치형으로 뻗은 소유비의 눈썹이 움찔거렸다. 연예계에서 꽤나 명망 있고 팬도 많이 거느렸는지라 같은 연예인이든 일반인이든 모두 굽석거리는 태도로 소유비를 대했었다. 반면 내내 심드렁한 추나연이 소유비는 좀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남자친구랑 결혼할 수 있는지 궁금해서요.” 그 말에 댓글창이 또 시끌벅적해졌다. [역시 연우진이네. 내가 미는 커플인데 분명 둘이 결혼할 거야.] [난 평생 독신이어도 소연 커플은 꼭 함께 해야지.] [헐! 진짜 커플이라니.] [전에 같이 예능 찍었는데 연우진이 소유비한테 엄청 잘해줬어.] [맞아, 나도 그 예능 본 뒤로 사랑이란 걸 믿기 시작했다니까.] 댓글창을 가득 메운 축복의 메시지에 소유비가 활짝 웃어보였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저도 평생 함께했으면 좋겠어요. BJ님, 저희 결실 맺을 수 있을까요?” “아니요.” “......” “......” 소유비가 눈을 껌뻑거렸다. “뭐라고요?” 추나연이 덤덤하게 말했다. “결실을 못 맺는다고요. 소유비 씨 결혼선이 혼잡해서요.”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소유비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추나연이 그런 소유비를 빤히 쳐다봤다. “그건 본인이 잘 알지 않나요?” “......” 날카로운 추나연의 눈빛을 회피한 소유비가 다시 고개를 번쩍 쳐들었다. “모르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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