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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장

“기한아,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 송선아는 큰아들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추나연이 성화 드레스를 빼앗은 건 잘못한 거야.” 추기한은 심호흡을 했다. “아빠, 아빠도 그렇게 생각하세요?” 추기한은 추호준이라면 자신이 화를 내는 이유를 알 거라고 생각했다. 추호준은 미간을 찌푸렸다. “나연이를 2층에서 지내게 한 건 확실히 좀 그래. 근데 그래도 그렇게 성화를 말하면 안 되지. 물건을 빼앗는 건 잘못한 거야.” “중요한 건 물건을 빼앗은 게 아니라 물건을 뺏게 만든 원인이에요.” 추기한은 대수롭지 않은 부모님의 표정을 보자 마음이 더더욱 불편해졌다. “이제 3층은 나연이가 지내게 해요. 이제 나연이한테 가구 전부 새로 바꿔주라고 할게요. 그리고….” 추기한은 특별히 강조했다. “나연이가 앞으로 3층을 어떤 식으로 개조하든 두 분은 끼어들지 마세요.” 송선아는 곧바로 불만을 드러냈다. “그게 말이 되니? 어떻게 마음대로 바꿔?” “추성화가 2층을 전부 자기 드레스룸으로 바꿨을 때 엄마가 뭐라 한 적 있어요? 게다가 3층을 연습실 음악실로 바꾸겠다는데도 별말 없으셨고요.” “엄마, 나연이를 딸로 계속 두고 싶으시면 편애 좀 그만하세요.” “….” 송선아는 말문이 막혔다. 추기한은 그 말만 남긴 뒤 그대로 떠났다. 송선아는 아들이 화가 난 것을 알고는 눈시울을 붉혔다. “여보, 당신도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해?” 추호준은 콧대를 매만졌다. 아침부터 이런 소란이 일었으니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나연이 더러 창고에서 지내게 한 건 대체 무슨 생각이었던 거야?” 송선아는 고민도 하지 않고 말했다. “성화가 그러는데 나연이가 전에 지낸 월세방은 60평도 안 되는 데라고 하면서 갑자기 너무 사치스러운 방에서 지내면 분명 받아들이지 못할 거라고 했단 말이야.” “난 그냥 천천히 적응하게 하려던 것뿐이야.” “그리고 그 가구도 망가지지도 않았잖아. 성화도 절약 정신이었던 거지. 전에 환경보호 대사가 되면서 환경 보호 관련된 지식을 알게 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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