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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7화

박시율은 장진이 주도적으로 그녀에게 다가와 손을 잡고 웃으면서 이렇게 말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갑자기 그녀의 관심을 받은 박시율이 놀라서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랐다. “어떻게 된 일이긴요? 제가 말했잖아요, 저는 도범 오빠랑 사이가 아주 좋으니까, 언니라고 불러도 되겠죠?” 장진은 뭔가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았지만, 옆에 있는 도범을 힐끗 쳐다보고 말을 참았다. 이렇게 다정한 눈빛을 보는 박시율의 마음 속에 약간의 의혹이 생겼다. 비록 지난번에 그 돈 많은 부인이 도범을 노린 건 오해였던 것 같고, 도범도 그 후에 장진과 만나지 못했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의 관계는 지금 보니 정말 보통이 아니었다. 게다가 자신을 언니라고 부르다니, 정말 둘 사이에 뭔가 있는걸까? 만약 도범이 장진과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둘의 관계는 아직도 뭔가 있는 게 분명하다. 그렇지 않으면 뭣 때문에 장진이 이렇게 쉽게 그들을 집에 들어오게 하고 또 이렇게 친절하단 말인가? “아 맞다, 이건 저와 도범이가 방금 사 온 팔찌예요. 전신님이 좋아하셨으면 좋겠어요.” 어색하게 웃던 박시율은 뭐가 생각난 듯 손에 든 쇼핑백을 건내주었다. “그래요? 저한테 올 때는 집에 온 것처럼 편하게 생각하라니까, 뭘 또 이런 걸 사 와요?” 장진이 웃으면서 말했다. “여러분들 일단 구경 좀 하고 있으세요. 이따 점심에 같이 식사할 수 있게 제가 주방에 가서 요리 몇 개 더 주문해 놓을게요. 오늘 같이 보낼 수 있어서 정말 기뻐요!” 말을 마친 장진이 요리사를 찾아가자, 박시율의 마음 속에는 갈수록 도범과 장진의 관계에 대한 생각이 쌓여갔다. 장진이 이곳을 집처럼 편하게 여기라는 건, 자신에게 뭔가 암시하고 있는 게 아닐까? “설마, 둘의 관계에 대해서 나에게 마음의 준비를 해 놓으라고 하는 건 아니겠지?” 여기까지 생각한 박시율은 참지 못하고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만약 도범이 정말 장진과 함께 살고 모두가 한 가족이 된다면 그런대로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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