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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4화

“하!” 공이 흩어진 것을 보자 태용은 낮게 한숨을 쉬었다. 순간 불안감이 휘몰아쳤다. “고마워요.” 도범은 담담하게 웃으며 테이블로 다가갔다. 태용은 여유로운 도범의 모습을 보더니 눈살을 찌푸리며 등 뒤에 있는 친구를 불렀다. “나 물 좀 줘. 씨발 더워 죽겠네.” 남자도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태용이 이미 흔들리고 있다는 걸 보아냈다. 그도 그럴 것이 태용은 삼류 가문에 속하는지라 유동자금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만약 이렇게 계속 진다면 태용 손에 있는 1000억도 모자랄 판이었다. 친구가 물을 건네자 태용은 병을 다기 바쁘게 몇 모금 들이켰다. “탕!” “탕!” 그 사이 도범은 또 연속 몇 공을 넣어 벌써 십몇 점을 벌어놓았다. “이대로라면 희망이 있겠는데! 궤적도 좋고!” 제갈소진은 도범이 이번 판도 이길 거라는 직감에 또다시 방방 뛰었다. “조용히 좀 하죠? 여기 공공장소예요.” 하지만 태용은 제갈소진의 소리에 화가 치밀어 올라 그녀를 째려봤다. “왜요? 질까 봐 겁나요? 지고 인정하지 않는 건 아니겠죠?” 그런 그의 시비에도 제갈소진은 화내기는커녕 싱긋 웃으며 상대를 자극했다. “아까 그 사기는 어디 갔어요? 한판 끝나고 나니 사기가 다 꺾였나?” “쓸데없는 참견하지 말지?” 태용은 이를 갈았다. “탕!” 그런데 그때 공 하나가 또 들어가는 것을 보자 태용의 표정은 더욱 어두워졌다. 그리고 그 기세를 몰아 도범은 79점까지 도달했다. “또 이겼네요. 원한다면 제가 봐줄 수도 있고. 명색이 당구 왕자씩이나 되는데 빵점이면 체면이 말이 아닐 테니까.” 도범은 큐대를 내려놓으며 태용을 보면서 싱긋 웃었다. 그 모습에 태용은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얼굴색은 말할 것도 없이 어두워졌다. 그는 옆에 있는 물을 들어 마시려고 했지만 이미 다 마셔버렸다는 걸 발견하고는 손에 힘을 줬다. “그쪽이 이번 판도 이겼네요.” 태용은 식은땀을 닦으며 화를 참았다. “그만하죠. 못하는 척 구라 친 것 같은데. 이미 당구 칠 줄 알았죠? 그것도 실력자면서 모르는 척 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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