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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3화

"뭐야, 여보. 지금 멈추라고 하는 건 너무 잔인하지. 전에 약속했던 3가지만 지킬 수 있다면 허락해 주겠다고 했잖아. 그리고 나한테 여자가 없다는 것도 확인했고 전신이 내 친구라는 것도 확인했잖아." 도범이 조급한 얼굴로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박시율이 웃음을 터뜨렸다. "바보, 내가 언제 안 된다고 했어. 그냥 자기 몸에 상처가 많은지 그거 물어보려고 한 거야, 내가 다른 사람한테 들었는데 중장 하나가 옷을 벗었는데 등이랑 가슴에 전부 칼자국이었다는 거야, 그런데 살아남았다는 게 대단하기도 한데 조금 무서워." "나한테 상처가 많으면 자기도 무서울 것 같아? 나 안 좋아해 주는 거야?" 도범이 멍청한 얼굴로 물었다. 그에게 있어서 이는 중요한 문제였다. "당연히 좋아해 줘야지, 지금은 내 남편인데 내가 어떻게 싫어할 수 있겠어?" 박시율이 몸을 세워 앉더니 부끄러운 얼굴로 도범의 단추를 풀었다. "나는 그냥 우리 남편 몸에 새겨진 상처가 궁금해서. 당신도 전쟁터에서 많이 고생했을 거 아니야, 내가 집에서 겪은 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거 알아." 도범은 박시율이 이런 예쁜 말을 할 줄 몰랐다. 그의 마음은 달콤한 이 말들에 녹아버릴 것만 같았다. "당신이랑 우리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꼭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지." 도범이 박시율의 머리를 만지며 다정하게 말했다. 그리고 드디어 도범의 마지막 단추가 벗겨졌고 복근이 드러났다. 이는 보는 사람에게 무서운 시각적 충격을 안겨줬다. 그 복근을 바라보는 박시율의 표정이 의아해졌다. 그리고 긴장감도 더욱 짙어졌다. "뭐야? 당신 몸에는 왜 상처가 하나도 없는 거야?" 박시율이 의아한 얼굴로 도범의 옷을 전부 벗겨내더니 등을 돌려보라고 했다. "뭐야, 등에도 없네. 여보 정말 대단하구나. 전쟁터에서 5년 동안 있었는데 한 번도 안 다친 거야?" 박시율은 그 어떠한 흉터 자국도 보이지 않는 도범의 몸을 훑어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도범은 다친 적이 없는 것이 아니라 대단한 의술을 지니고 있었던 덕분에 흉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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