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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3화

화려한 병실의 침대 위에 누워 창밖을 바라보는 남자를 본 성경일이 한숨을 쉬었다. "형, 우리 아버지한테 전화하자. 내가 그놈 죽여버리고 말 거야." 백준이 이를 물고 말했다. 저번에 백화점에서 용신애에게 집적거리던 그는 도범에게 맞아 손목이 부러지고 말았다. 결국 그는 어쩔 수없이 왼손을 절단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장애인이 되었다는 것만 생각하면 그는 화가 나 견딜 수가 없었다. 성경일은 이 일을 백준의 부모님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백준이 성경일을 찾아왔다가 이 사고가 일어난 것이었기에 그에게도 책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전화를 했지만 결국 이 사실을 알릴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는 어떻게 이 일을 얘기해야 할지 몰라 백준에게도 시간이 지난 뒤에 얘기하자고 했다. 지금은 백준도 퇴원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고 계속 이렇게 미룰 수 없었다. 아무 미루어봤자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준아, 급해하지 마, 이 일은 네가 돌아가서 너희 부모님께 직접 알려주는 게 좋아. 오늘 나는 너한테 좋은 소식을 알려주기 위해서 온 거야." 성경일이 백준을 보며 말했다. "좋은 소식? 무슨 좋은 소식이 있겠어? 지금 나는 그저 도범이라는 그놈을 내 앞에서 당장 죽이고 싶어, 그것도 아주 처참하게 말이야." 백준이 여전히 창밖을 바라보며 원망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 "네 말이 맞아, 오늘 바로 그 얘기를 하려고 온 거야. 그놈 이제 기껏해야 한 달 더 살 수 있어." 성경일이 기분 좋게 웃으며 말했다. "뭐? 한 달? 경호원 하나 없애는데 이렇게 복잡해?" 백준이 차가운 얼굴로 불만스럽다는 듯 말했다. "그렇게 쉬울 리가 있겠어? 그놈 우리 집의 고수 장건까지 해치운 놈이야, 그놈을 죽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고. 그리고 오늘 내가 박 씨 어르신 생신잔치에 갔는데 도범이 대대장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 그런데 명패를 잃어버려서 못 내놓고 있다는 거야, 실력을 대충 알았으니 그것도 좋은 일이지." "대대장? 그럼 조금 상대하기 어렵겠는데." 백준이 미간을 찌푸리고 계속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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