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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2화

성경일의 말을 들은 박이성의 표정이 더욱 일그러졌다. 그는 성경일의 말이 거슬리기는 했지만 도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아닐 거야, 박시율 어렸을 때부터 착했으니까 나한테서 회사를 빼앗으려고 하지 않을 거야. 그리고 예전이었다면 몰라, 지금 도범이랑 박시율 월급도 다들 낮지 않으니 충분히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거야." "이성아, 그렇게 생각하면 안 돼. 박 씨 집안 회사가 얼마나 많은데, 그리고 이류 가문에 속하니 박시율도 당연히 욕심을 낼 거라고. 돈 많은 거 싫어하는 사람은 없어. 박시율이 자리를 안 뺏는다고 해도 어르신께서 나눠주면 네가 어떻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해?" 한지운이 웃으며 박이성에게 말했다. "그건 안 돼, 나는 박 씨 집안의 유일한 남자이고 박시율은 집에서 쫓겨난 사람인데 어떻게 그런 여자한테 우리 회사를 나눠줄 수 있겠어?" 그 말을 들은 한지운이 콧방귀를 뀌었다. "박시율도 박 씨 집안사람이니 당연히 가업을 물려받을 권리가 있는 거지. 그리고 어르신이 얼마나 똑똑하신 분인데 네가 쓸모없다고 생각되면 박시율한테 회사를 넘길지언정 너한테는 절대 회사를 내어주지 않을 거야." 박이성은 한지운의 말을 들어보니 그럴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생각했다. 오늘 자신의 할아버지의 태도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전과는 확실히 다를 뿐만 아니라 술이 조금 들어가고 난 뒤에는 계속 박시율의 상업 능력과 도범의 대단함을 칭찬하며 박이성 얘기는 하나도 꺼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내일 바로 장소연한테 말해야겠어, 도범에게 그 약을 먹이라고." 박이성이 주먹을 쥐고 말했다. "너무 급하게 굴지 마, 시간을 잘 봐가면서 해야 도범의 의심을 불러일으키지 않지. 다행히 우리 약은 색깔도 없고 냄새도 없을 뿐만 아니라 물에 넣기만 하면 금방 녹아. 아니면 도범 그놈 의사이니 이상한 점을 발견할지도 몰라." "맞네, 도범 의술도 알지, 만약 치료방법을 찾아내면 어떡하지? 정말 효과 있는 거 맞아? 도범이 알고 고쳐내면 어떡해?" "걱정하지 마, 우리도 어렵게 큰돈 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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