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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0화

아이의 말에 박시율의 홀쭉한 얼굴이 이제 귀까지 새빨개져 버렸다. 수아의 순진무구한 물음에 그녀는 어떻게 답하면 좋을지 몰랐다. 더욱 어이가 없는 건 도범이 오히려 미소를 짓는 것이었다. “그래그래그래. 걱정하지 마. 나중에 수아한테는 꼭 남동생과 여동생이 생길 거야. 아빠와 엄마가 우리 수아한테 동생 여러 명을 낳아줄게. 어때? 그러면 수아한테 든든한 가족이 더 생기는 거야!” 박시율이 부끄러운 마음에 몰래 도범의 등을 꼬집었다. “아……” 도범의 표정이 살짝 괴이하게 변하더니 곧바로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야경이 참 예쁘네!” 세 식구는 곧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도범이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에는 이미 수아가 침대 위에서 곤히 자고 있었다. 도범도 자신의 잠자리로 돌아가 누우며 잘 준비를 했다. 그런데 그때, 침대 위에 있던 박시율이 몸을 돌리더니 도범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여보 아니면 오늘 밤은 침대 위에서 잘래? 요즘 당신 표현이 좋기도 하고 남편과 아버지로서도 손색없는 모습을 보여서 상을 줄까 하는데.” 그렇게 말하는 박시율의 얼굴이 또다시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녀의 말에 도범이 몹시 기뻐하더니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앉으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여보 다, 당신 설마 지금 당장 수아한테 동생을 만들어 줄 생각이야? 좋아. 마침 나도 그럴 생각이었어!” 박시율이 힘껏 도범을 노려보았다. “허튼 생각하지 마! 나는 당신이 바닥에서 자는 모습이 불쌍해서 오늘만 침대 위에서 자도록 허락한 거야. 어차피 수아도 잠들어서 모르고!” “오. 오늘 하루만? 다른 건 안 해?” 도범이 실망한 기색으로 물었다. 그는 드디어 오늘 밤 좋은 일이라도 생길 줄 알았던 것이다. “허튼 생각하지 마. 수아가 곁에 있어. 수아도 있는데 다른 걸 할 생각은 전혀 없거든? 나중에 박 씨 가문으로 이사하면 수아한테 방도 생길 거고 그때 다시 말해!” “그리고 내가 말했지? 당신 우리 할아버지 앞에서 큰 소리 뻥뻥 치며 했던 말들을 꼭 지켜야 할 거야. 그렇게 당신 스스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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