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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7화

그녀가 고개를 숙이고 보니 자신은 잠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뭐야, 설마. 나 어제 어떻게 돌아온 거지? 누가 나를 씻겨주고 잠옷까지 입혀준 건데!” 용일비가 당황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용신애가 자신을 업었을 리 만무하다는 생각을 하니 그녀는 더욱 당황스러워졌다. “뭐야, 설마 도범은 아니겠지?” 그때 용신애가 용일비의 방 안으로 들어섰다. “일어났네? 아직 자고 있을 줄 알았더니. 언니가 도범보다 못 마실 줄 몰랐지.” 용신애가 일어나 앉은 용일비를 보며 말했다. “신애야, 나 어제 어떻게 돌아온 거야? 도범이 데려다 준거야? 아니면 우리끼리 택시 타고 온 거야?” 용일비가 용신애를 보며 물었다. “그렇게 가까운데 택시를 잡았을 리가 없지, 언니가 너무 취해서 도범한테 언니 좀 업어달라고 했지.” 용신애가 웃으며 대답했다. “뭐? 그러니까 내가 도범한테 업혔다는 거야?” 그 말을 들은 용일비가 두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자신이 어제 짧은 치마를 입었던 것이 생각난 그녀는 도범의 등에 업혔을 때, 그가 혹시나 자신에게 무슨 짓을 저지른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 문제는 지금의 그녀는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당연하지, 내가 언니를 업을 수는 없잖아.” “그럼 옷은? 옷도 도범이 바꿔준 건 아니겠지? 도범이 나를 업고 와서 무슨 짓을 저지른 건 아니겠지?” 용일비가 다급하게 물었다. “언니, 걱정하지 마. 도범 그런 사람 아니야. 언니가 너무 곤히 자고 있어서 씻기지는 못하고 아주머니들한테 옷 좀 바꿔달라고 했어.” 용신애가 웃으며 용일비의 옆에 앉더니 다시 말했다. “언니, 내가 어제 도범한테 언니를 업으라고 했더니 도범 되게 부끄러워했다? 처음에는 안 업겠다고 하더라고. 그리고 집에 와서 서하를 보더니 얼굴까지 빨개져서는, 언니가 그때 도범 표정을 못 봐서 그래. 얼마나 웃기던지.” “도범 그 자식, 여자인 나한테 양보도 해주지 않고. 어떻게 여자를 상대로 그럴 수 있는 거지. 서하한테 그런 모습까지 보이고, 앞으로 서하 얼굴을 어떻게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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