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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8화

“그럴 리가, 서남 구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사람이라며, 중장도 죽일 수 있다고 하지 않았어?” 한참이 지나서야 한지운이 물었다. “이성아, 농담하는 거지? 이런 실력을 가진 사람도 도범을 죽일 수 없다면 너무 난감한데.” “그러니까, 이성아, 농담하는 거지. 역용술까지 아는 사람이니 도범을 죽이는 건 쉬운 일 아니야?” 성경일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 “역용이고 뭐고 그딴 짓을 하지 않았다면 진작 도범을 죽였을 지도 몰라. 그 여자가 박시율의 얼굴로 변해서 박시율까지 납치할 줄 누가 알았겠냐고. 아마도 예전의 습관처럼 박시율한테 자기가 어떻게 도범을 죽였는지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아. 그런데 바보같이 도범한테 발각당해서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갔어. 도범 그놈 그거 발견하고도 아무 말도 안 하다가 기회를 봐서 암영을 죽였던 거야.” 박이성이 허탈하게 웃으며 와인잔을 채웠다. “정말 재수 없어.” 박이성의 말을 들은 한지운은 어이가 없어졌다. “무슨 킬러가 그래, 너무 허술한 거 아니야, 도범한테 발각 당하다니. 도범이 암영 몰래 수를 쓴 게 분명해, 정면으로 붙었으면 도범 절대 암영 상대가 될 수 없어.” “그러니까, 도범 그놈 운이 좋았다고 할 수밖에 없어. 암영 이상한 짓 하다가 자기 목숨까지 바친 거네. 정말 둘이 붙었다면 도범 절대 암영을 상대할 수 없어.” “저번에도 그래, 도범 시합장에서도 운이 좋았어. 중장인 홍희범도 니엘에게 맞아 죽을 뻔했는데 도범이 발길질 한 번에 니엘을 죽였다니까. 그래서 처음에는 도범이 정말 실력이 대단한 걸 줄 알았지.” “그러니까, 니엘 목을 찼는데 가슴 쪽이 터지더라니까. 죄다 홍희범이 전에 때렸던 곳이었어, 니엘은 도범이 죽인 게 아니야.” 한지운은 화가 났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들은 도범이 늘 이렇게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이제 어떻게 할 거야?” 그 말을 들은 박이성이 한숨을 쉬다가 갑자기 일어났다. “그걸 까먹을 뻔했네, 그 약 나한테 줬잖아. 그걸 도범에게 먹이면 되는 거잖아.” “그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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