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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3화

암영이 도범을 확 끌어당겼다. 그녀가 관능적인 빨간 입술을 살짝 깨물며 말했다. “자기야 그 있잖아, 자기가 입대를 하고 떠난 뒤 몇 년이나 지났잖아. 마침 여기는 아무도 없으니까…” 암영이 그렇게 말하더니 도범의 가슴에 손을 얹고 쓰다듬으며 그를 유혹하기 시작했다. “시율아 여기는 좀 그렇지 않아? 지금 대낮인데!” 도범이 눈썹을 찌푸리더니 바깥쪽을 바라보았다. “참 나 방금 들어오면서 문 잘 닫았거든. 그리고 이렇게 아무것도 없는 산속에 누가 굳이 들어오려고 하겠어?” “사람도 없는데 우리 둘만의 뜨거운 시간을 보내도 되잖아? 여기라면 분명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말한 암영이 까치발을 들고 도범의 목에 입을 맞췄다. 아내의 적극적인 모습에 도범의 의심은 더욱 커져만 갔다. 곧바로 그가 활짝 웃더니 그녀를 덥석 끌어안았다. “정말 예상 밖이야. 우리 여보가 이런 걸 좋아했다니!” “짓궂어. 난 이렇게 스킨십하면 안 돼?” 암영이 매혹적인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녀는 속으로 눈앞의 남자가 너무나 쉽다고 생각했다. 조금만 더 미인계를 쓰면 아주 쉽게 속아 넘어갈 것 같았다. “읍!” 방안의 박시율은 두 사람이 끌어안고 있는 모습을 보고 걱정되어 몸부림쳤다. 그녀는 도범에게 알리고 싶었지만 소리를 낼 수 없었다. 하긴 그녀와 똑같이 생긴 사람을 상대하고 있는데 도범이 어떻게 쉽게 의심할 수 있을까? 또한 저런 유혹을 받게 되면 도범도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도범은 이제 20대였다. 당연히 한창 혈기 왕성할 수밖에 없는 나이였다. 바로 그때 암영이 도범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곧바로 도범이 상대를 덥석 끌어안았다. 박시율은 암영이 손을 뻗어 허벅지에 걸쳐있는 스타킹에서 비수를 꺼내는 모습을 확인했다. 서늘하게 번뜩이는 비수를 본 박시율은 당장이라도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이 조마조마 해졌다. 그녀가 막 비수를 내리꽂으려고 하던 그때 도범이 그녀를 안고 휙 하고 몸을 돌렸다. 순식간에 그들의 모습이 박시율의 시야 속에서 사라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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