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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1화

“설마 그런 이유 때문에 도범 씨더러 그녀와 함께 살아라는 건 아니죠?” 박시율은 너무나 화가 나 속이 뒤집어지기 직전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가 저런 말을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다. “아유 참, 아직 내 말 다 안 끝났어. 좀 기다려 봐!” 나봉희가 쓴웃음을 짓더니 이어서 말했다. “저 아가씨가 누구야? 저 아가씨는 무려 제갈 가문의 외동딸이라고. 오늘 자기 친한 친구들을 비롯해서 저렇게 많은 사람들까지 데리고 이렇게 큰일을 벌였는데 만약 도범이 저 자리에서 바로 거절해버리면 어떻게 되겠어?” 여기까지 말한 나봉희가 곁에 놓인 잔을 들고 차를 한 모금 들이켠 후 이어서 말했다. “벼룩조차도 낯짝이 있다고 했었지? 저렇게 성대하게 일을 벌였는데 도범이 단칼에 거절해 버리면 그야말로 저 아가씨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되는 거잖아? 그때가 되면 저 아가씨의 심기를 거스르게 되는 거라고! 여자아이가 이런 일을 벌이기까지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했겠어!” 그 말을 들은 박시율도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제갈소진은 마음이 착해서 자선 사업도 많이 했다고 들었어요. 그녀는 현재 너무나 먹는 걸 좋아해서 자신의 입을 주체하지 못한다고 하던데요. 그래서 다이어트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봐야죠! 그리고 그녀가 먼저 적극적으로 고백한 건 이번이 처음일 거예요. 저도 깜짝 놀랐어요.” 거기까지 말한 박시율이 곁에 있는 도범을 바라보았다. “보아하니 그녀가 정말로 당신이 마음에 들었나 봐. 당신 때문에 밥 생각도 안 날 정도라잖아!” “저 여자가 나를 좋아하든지 말든지는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나는 오직 우리 여보만 좋아한다는 거야!” 도범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내뱉은 한 마디에 박시율은 순식간에 하늘을 날 것처럼 기분이 좋아졌다. “네가 저 아가씨를 좋아하지 않는 것도 당연한 거지. 저 아가씨는 내 딸 미모의 십분의 일도 따라가지 못하니까. 문제는 저 집안이 일류 가문이라는 거야. 우리는 저 아가씨의 미움을 사서는 안 돼!” “그리고 내 생각에는 저 아가씨가 저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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