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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곁에 있던 나봉희의 얼굴이 굳어졌다. “왕 씨 도련님은 혼수 비용으로 100억도 문제없다고 했어. 그리고 시율이한테 호화로운 결혼식을 올려주겠다고도 했다고. 그 사람은 정말로 돈이 많은 사람이라서 그 돈이 아쉽지 않을 테지. 하지만 도범은 돈도 없으면서 허풍이나 치고 다니기 좋아하는 놈이라고. 절대 그놈 말을 다 믿어서는 안 돼!” “하지만 도범의 월급은 정말인걸? 그날 용 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가 본인 입으로 직접 승낙했어. 이건 거짓일 수가 없잖아?” “그리고 내 다리도, 봐봐, 정말 나았다고. 난 이건 기적이라고 생각해! 전문가조차 치료할 수 없었던 걸 걔가 치료했어!” 박영호는 여전히 도범을 두둔하며 말했다. “후후 월급은 손에 들어오기 전까지 자기 것이라고 할 수 없어. 그리고 도범은 오랜 시간 전쟁터에 있던 버릇이 남아 있어서 사고를 잘 쳐. 그는 그저 우둔한 놈일 뿐이야. 그러다 어느 날인가 감히 건드려서는 안 될 사람을 건드리게 되면 우리도 함께 휘말리게 될 거라고!” “그리고 당신 다리는 도범이 전쟁터에 오래 있다 보니 타박상을 입은 병사들을 치료하는 법을 읽혔나 보지. 그건 보통이잖아? 만약 그놈한테 감기 같은 병을 치료하라고 하면 절대 못할걸!” 나봉희가 박영호를 흘겨보고 나서 가죽 케이스를 들고 안으로 들어갔다. “이 두 박스에 담긴 돈은 절대 잃어버려서는 안 돼. 어렵게 찾아온 거니까 내일 우리 다른 은행에 가서 저축하는 게 좋겠어. 또다시 다른 사람들 눈에 띄어서는 안 되니까!” 나봉희의 뒷모습을 보고 박영호가 입을 삐쭉거렸다. 그의 다리가 어디 타박상 정도로 간단한 문제였던가? 같은 시각, 신용당 소재의 웅장한 저택 내부에서는 한 중년 남자가 앉아있었다. 그 주위로 홍 씨 가문의 몇몇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아빠 어떻게 된 거예요? 듣기로 우리 신용당에 남아있는 다섯 호랑이들을 모두 내보냈다면서요. 혹시 무슨 큰일이라도 생긴 거예요?” 젊은 여자가 자신의 아버지, 즉 전설 속의 홍 씨 어르신을 보고 물었다. “네 오빠한테 일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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