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96화
그러나 유천봉이 아무리 크게 소리쳐도, 도범의 행동을 막을 수는 없었다. 도범은 이미 자혼과일을 향해 손을 뻗었고, 그 순간 도범은 고개를 돌려 유천봉을 바라보았다.
유천봉은 도범의 눈빛에서 조롱을 느꼈다. 마치 마을의 얼간이를 보는 듯한 눈빛이었다. 그제야 유천봉은 깨달았다. 도범은 처음부터 자신을 마치 우둔한 자로 여겼다는 사실을.
유천봉과 도범이 맞서기 전에, 유천봉은 협력할 것을 제안했고, 협력이 유일한 출구라며 도범을 설득하려 했지만, 그 속에는 다른 의도가 숨어 있었다.
사실 도범은 처음부터 그런 유천봉의 속내를 꿰뚫어 보고 있었고, 유천봉은 그저 도범이 공격을 받지 않도록 불을 끌어들이는 도구에 불과했다. 유천봉은 자신이 그저 도범의 계획 속에 춤을 추는 광대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나 이제 모든 것이 너무 늦어버렸다. 도범의 손은 이미 자혼과일을 만졌고, 그 순간 도범은 자줏빛 연기로 둘러싸여 사라졌다.
유천봉은 절망스러운 표정으로 눈을 감았다. 유천봉은 이제 평생 이곳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잠시 후, 주변 공간이 왜곡되기 시작하면서, 도범은 비로소 한숨을 내쉬며 긴장을 풀 수 있었다.
마지막 대결은 난이도가 급격히 상승했고, 첫 번째 대결과 비교했을 때 훨씬 어려웠다. 다행히도 도범은 승리했다. 사실 두 번째 대결의 규칙은 개인의 능력뿐만 아니라 인간 본성을 시험하는 것이었다.
비록 규칙에서는 자혼과일을 함께 만지면 공동 승리로 인정되고, 자혼과일을 나눠 가질 수 있다고 했지만, 자혼과일의 유혹 앞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독점을 선택할 것이다.
또한, 도범은 처음부터 유천봉과 협력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유천봉은 이미 도범을 증오하고 있었고, 따라서 유천봉과 협력하는 것은 마치 호랑이에게 고기를 맡기는 것과 같았다. 결정적인 순간이 오면 유천봉은 틀림없이 도범을 배신할 것이었다.
이건 누구나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래서 도범은 유천봉이 제안한 순간, 바로 다른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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