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84화
바라문 세계의 규칙 덕분에 강제로 실력을 갈고닦지 않았다면, 방현걸은 자혼수 열 마리를 상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자혼수의 힘이 너무 강해서 부상을 당하거나 심지어 죽었을 수도 있었다.
방현걸은 가볍게 코웃음을 치며 경멸이 가득 찬 눈빛으로 널브러진 자혼수의 시체를 바라보았다.
이렇듯 방현걸이 스스로 자부심에 차 있을 때, 바깥에 있던 유천봉은 온몸이 굳어버렸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유천봉 앞에 있는 자혼비가 완전히 변해버렸기 때문이었다. 결과는 명백했다.
자혼비에 적힌 글자는 모두 사라지고, 두 개의 숫자로 바뀌어 있었다. 왼쪽에는 10, 오른쪽에는 20이 적혀 있었다. 유천봉은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방현걸은 자혼비의 왼쪽에 손을 올렸고, 도범은 오른쪽에 손을 올렸다.
즉, 왼쪽은 방현걸의 성과이고, 오른쪽은 도범의 성과였다. 두 사람의 성과 차이는 두 배가 났고, 그 숫자는 유천봉의 눈앞에 너무나도 분명하게 드러나 있었다. 또한, 유천봉은 두 사람이 들어갔을 때 했던 생각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 유천봉은 도범이 반드시 패배할 것이고, 대전에서 나오면 자혼뢰에 맞아 영혼이 날아가버릴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지금 유천봉은 온몸이 굳어버려,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인지 믿을 수 없었다.
심지어 유천봉은 자신이 잘못 기억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의심하기 시작했다.
‘도범이 왼쪽이고, 방현걸이 오른쪽이었던 것은 아닌가.’
유천봉은 입술을 바르르 떨며 중얼거렸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거지? 자혼비가 잘못된 게 분명해!”
유천봉은 이런 방식으로 스스로를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자혼비 위의 숫자는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었고, 독립된 공간에 있는 방현걸과 도범은 전력을 다해 자혼수를 죽이고 있었다.
방현걸과 도범은 모두 자신만만했다. 비록 서로의 성과를 볼 수는 없었지만, 상대가 자신보다 나을 리 없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특히 방현걸은 여유롭게 자혼수를 베어내며, 도범이 이미 중상을 입고 쓰러졌을 것이라고 상상하고 있었다.
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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