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82화
방현걸은 고개를 돌려 유천봉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성큼성큼 걸음을 옮겨 자혼비의 반대편으로 다가가 손을 자혼비 위에 얹었다. 아까와 똑같이, 방현걸의 손이 자혼비에 닿자마자 보라색 금빛 실들이 그의 손을 단단히 감쌌다.
콰쾅-
번개가 천둥처럼 울리며, 세 사람 모두 멍해졌다. 방현걸, 유천봉, 도범이 아직 반응하기도 전에 두 줄기 보라색 검은빛이 방현걸과 도범을 감쌌고, 이윽고 그들은 대전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곳은 황폐함의 극치에 달한 세상이었다. 사방에 펼쳐진 황토 외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고, 고개를 들어 올려다본 보라색 하늘 외에는 특별할 것이 없었다.
자혼비에 적힌 규칙을 본 순간, 도범은 그들이 다른 장소로 전송되어 생사 대결을 할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도범이 예상치 못한 것은 경기가 각자 따로 진행된다는 점이었다. 바로 그때, 하늘에서 갑작스럽게 무거운 소리가 들려왔다.
[경기 시간은 향 하나가 다 타는 시간이다. 그 시간 내에 누가 더 많은 자혼수를 죽이는가에 따라 이번 경기의 승자가 결정된다.]
도범은 깊은 숨을 내쉬었다. 이 순간 도범은 미묘한 압박감을 느꼈다. 이전의 대결들에서도 긴장감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압박을 느낀 적은 없었다. 아마도 시간이 제한되어 있고 방현걸의 성과를 알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사방에서 언제 나타났는지도 모르게 짙은 보랏빛 연기가 피어올랐고, 연기는 순식간에 사방을 뒤덮었다. 도범은 눈살을 찌푸린 채, 이슬 영함에서 회색 검은빛의 장검을 꺼내 손에 쥐고 전력을 다해 경계했다.
쨍그랑, 쨍그랑-
마치 수정이 부서지는 소리처럼 들렸다. 보랏빛 연기가 점점 짙어짐과 동시에 도범의 미간도 점점 더 깊게 찌푸려졌다.
세 번 숨을 들이쉰 후, 연기는 갑자기 사라졌고, 도범은 주변을 분명히 볼 수 있었다. 그 주위는 이미 기괴한 모습을 한 요수들로 가득 차 있었다.
요수들의 몸은 보라색 수정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이 보라색 수정들은 투명한 모습을 띄고 있었다. 또한, 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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