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11화
동방 장로와 조백미는 마음속에 가득 찬 말을 모두 삼키고, 그저 걱정스러운 눈길로 도범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반면, 단목 문주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입가에 걸린 미소가 거의 귀 뒤까지 닿을 정도였다. 상황이 맞았다면 단목 문주는 손뼉을 치며 축하했을 것이다.
이렇게 단순한 도발이 도범에게 통했다는 사실에 기뻐하고 있었다. 도범이 대결을 시작하기만 하면, 단목 문주는 어떻게든 도범을 방해할 생각이었다.
굳이 추측하지 않아도, 도범은 자신이 알고 있는 상식을 이용해 청란과를 청란수의 입에서 빼앗으려 할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도범이 선택한 방법이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미지수였다. 도범이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단목 문주는 방해하기로 마음먹었다. 도범 역시 단목 문주의 속셈을 단번에 꿰뚫어 보고, 비웃고 있었다.
이때 허준화는 이미 눈치 빠르게 길을 비켜주었다. 도범은 그런 허준화를 냉랭하게 바라보았다. 이 순간 허준화는 다시금 감정 없는 천재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역시 이전의 감정의 절반은 연기였고, 단지 도범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를 깨달은 도범은 고개를 저으며 마음속의 잡념을 모두 털어내었다. 이윽고 도범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문을 밀고 들어갔다. 나머지 사람들도 곧바로 뒤따라 들어왔다.
완충 구역은 문에서 10m 떨어진 곳에 있었고, 그 너머에는 따로 설정된 장벽 진법이 있었다.
그곳은 하나의 독립된 공간으로, 모든 사람이 그 안의 상황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환영 속에 거대한 청란수가 웅크리고 있었다. 이 청란수는 반쯤 눈을 감고 게으른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아무도 청란수를 얕볼 수 없었다.
필경 이 청란수의 수련 경지는 이미 영천 경지에 도달해 있었다. 만약 이 사슬이 청란수를 묶어두지 않았다면, 청란수는 당장이라도 달려들어 이곳에 있는 절반의 사람들을 찢어버렸을 것이다.
도범은 청란수를 한 번 보고 나서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청란수는 이미 성체가 되었지만, 성장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다. 수련 경지도 겨우 영천 경지 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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