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24화
도범은 이진호, 나성한과 좋은 관계를 맺을 생각이 없었고, 그들도 도범을 무시하는 듯했다. 앞서 겪은 여러 사건으로 인해, 조백미는 확실히 더 신중해졌고, 일정한 거리를 이동한 후에는 주변을 살피며 매복된 사람이 있는지 확인했다.
그 사이 세 사람은 작은 영함 안에서 무기력하게 눈을 감고 있었다. 처음에는 성질을 잘 참았지만, 나중에는 참지 못하고 나성한이 고개를 들고 도범을 한 번 보더니 직설적으로 말했다.
“난 서원 장로가 무슨 생각으로 너를 그렇게 칭찬했는지 모르겠어. 널 만나보니 실망이 크군. 네가 6품 연단사 중에서 좀 실력이 있는 건 인정하지만, 이번 시합은 중요한 일이야.
주도권은 우리 7품 연단사들에게 달렸어. 그러니 발목을 잡지 않도록 주의해, 서원 장로를 실망하게 하지 말아야 할 거야!”
나성한의 말투는 마치 도범에게 교훈을 주려는 듯했고, 도범은 이를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
도범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제멋대로 말하는 사람들이었다. 특히나 도덕적 우위에 서서 자신을 아랫사람처럼 대하는 태도는 더더욱 싫었다.
만약 나성한이 다른 말을 했더라면 도범은 말을 곱게 할 수도 있었겠지만, 나성한이 한껏 거만한 태도로 나오자 도범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이윽고 도범이 나성한을 바라보며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난 인생에서 가장 싫어하는 게 상황도 모르면서 떠드는 사람들이야. 그런데 네가 바로 그런 사람인 것 같군. 내가 어떤 수준인지 본 적도 없으면서 남의 말을 듣고 제멋대로 판단하는 건 군자의 도리가 아니야. 게다가 서원 장로와 나는 원수지간이야.
그러므로 서원 장로가 나를 그렇게 칭찬한 이유는 나를 죽이려는 의도 때문이야.”
이 말에 나성한은 순간적으로 할 말을 잃었고, 옆에 있던 이진호도 놀란 얼굴로 도범을 바라보았다.
‘서원 장로와 이 녀석이 원수라니? 그래서 도범을 추천했다고?’
나성한과 이진호는 곰곰이 생각한 후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이 맞는 것 같았다. 필경 도범은 6품 연단사에 불과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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