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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화

그녀의 말에 도범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 들었다. 그는 은행 문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손을 뻗어 박시율의 아름다운 얼굴을 쓰다듬었다. “걱정하지 마. 이제 내가 돌아왔으니까 더 이상 그런 고생을 할 필요 없어. 당신 남편 지금은 신분도 있고 지위도 있어. 그리고 이제는 월급도 한 달에 40억씩이나 받는걸. 안 그래?” 박시율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녀가 잔잔하게 웃었다. “용신애 씨가 당신을 속인 게 아닌가 보네. 진짜 출근하기로 한 거야? “그래. 나한테 따로 빌라도 한 채 마련해 줬는걸. 거기서 살아도 된다고 했는데 역시 난 우리 여보와 한 방에서 자야 마음 편이 잘 수 있어서 말이야!” 도범이 씩 웃었다. 그는 눈앞의 여자를 바라보며 그제야 세상이 아름답다고 느껴졌다. 그는 이제부터 평생 그녀의 여생을 지켜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뭐 하고 있어? 그렇게 커다란 비닐 가방을 들고 페트병 주우러 갈 준비라도 하나 보지? 저리 비켜.” 그때 순금 목걸이를 목에 두른 남자가 다가왔다. 말을 마친 그가 정장 치마를 입은 박시율의 매끈한 다리를 쓱 훑어보더니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쯧쯧 이 여자 좀 반반하게 생겼네. 언제부터 폐지나 주우러 다니는 사람이 이렇게 예쁘장하게 생긴 마누라를 찾을 수 있게 된 거야?” 도범이 싸늘한 표정으로 그를 힐끗 보더니 박시율의 손을 잡고 은행 안으로 들어갔다. “쳇!” 남자도 픽 냉소를 짓더니 뒤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은행 안에는 한눈에 보아도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의자에 앉아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람이 너무 많은데? 우리 차례가 오려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모르겠어!” 박시율이 은행 내부를 확인하고 쓴웃음을 지었다. “괜찮아, 빨리할 수 있어!” 도범이 자신 있게 답했다. 카운터에 있던 한 여직원이 도범을 보고 반가운 표정을 짓더니 활짝 웃으며 달려 나와 열정적으로 말했다. “어머 사장님 또 오셨네요! 어서 오세요. VIP 룸으로 모실게요. 사장님과 여기 여자친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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