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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황이진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송유리를 바라보았다. “왜 그래? 감기 걸렸어? 돌아가서 내가 따뜻한 국 끓여 줄게.” 송유리는 손을 흔들며 어색하게 대답했다. “감기 걸린 거 아니에요.” “감기 걸린 거 아닌데 그냥 목이 간질거린다고? 그건 감기 전의 증상일 수도 있으니 중요시해야 해.” “아니...” 송유리는 두 사람의 눈빛을 받으며 고개를 숙이고 작은 소리로 주의를 주었다. “언니 뒤에 사람이 있어요.” 황이진은 그 말에 웃어 버렸다. “이 마트에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내 뒤에 사람이 있는 게 정상이지 않아?” 송유리는 말없이 얼굴을 가리고 한숨을 내쉬었다. “뒤에 누가 있는지 보고 얘기할래요?” 황이진은 송유리의 요구에 따라 의심스러운 듯 고개를 돌려 뒤를 보았다. 딱 한 번만 보았지만 외마디 비명이 흘렀다. “아... 젠장! 이런!” 주호진은 눈살을 찌푸리기 시작했다. 황이진은 놀라서 송유리의 옆으로 다가와 작은 소리로 물었다. “내가 방금 이상한 말을 하지 않았지?” “조금만 말했어요, 많이는 안 했고요.” 주호진이 사모님의 주택구매계획을 물거품으로 만든 뒤로 황이진은 늘 몰래 주호진을 욕했지만 이렇게 대놓고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너무 심한 욕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뒤에서 다른 사람을 의논하는 것은 좀 예의가 없는 거 아니야?” “예의가 없죠! 너무 예의가 없어요! 제가 잘못했어. 사과할게요. 미안해요!” 황이진이 황급히 사과했다. 속도가 빨라서 반격의 여지가 전혀 없었다. 그녀가 사과하자 주호진도 자연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막 하려던 말도 억지로 삼킬 수밖에 없었다. 송유리는 전에 병원에 있어 주호진을 볼 수 없었다. 지금 이렇게 주호진을 만났으니 서둘러 좋은 말을 하고 싶었다. “선생님, 우리 할머니 일은...” 주호진이 갑자기 말을 끊었다. “대표님이 특별히 유리 씨를 상대하지 말라고 당부했으니 유리 씨는 나랑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좋겠어요.” “몇 마디 해도 안 돼요?” “안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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