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화
“약속하신 거예요?”
“응.”
그가 약속한 일은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과감히 두 계약서에 사인했다.
“앞으로 잘 부탁해요.”
“이제부터 비트 타운에는 나가지 않았으면 해. 용돈이면 충분할 거야. 부족하다면 나한테 얘기하고.”
“네, 그럴게요.”
그녀는 흔쾌히 대답했다.
용돈 때문이 아니라 이번 일을 겪은 후 심리적인 트라우마가 생겼고 다시 출근할 생각이 없었다.
“이만 돌아갈게요.”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목소리가 그녀의 뒤에서 들려왔다.
“계약서에 있는 조항 잘 알고 있겠지? 당신은 나랑 함께 여기서 살아야 해.”
“혼인 신고 하고 나서 들어올게요. 저한테도 시간이 필요해요.”
그날 밤, 고인성의 기사가 특별히 그녀를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차 안에는 송유리 혼자뿐이었고 그녀는 혼자서 오늘 있었던 모든 일에 대해 천천히 되짚어 보았다.
자신의 결혼이 이런 식이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러나 그녀한테는 손해 보는 결혼이 아니었다.
한동안은 고인성의 그늘 아래서 편하게 있을 수 있을 테니까.
같은 시각, 고인성은 손에 든 두 개의 문서를 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명서원은 그의 마음을 훤히 꿰뚫어 보았다.
혼전 계약서는 거짓이고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진심이었던 것 같다.
여자에 관심도 없던 고인성이 결혼을 한다니... 기쁜 일이었다. 그러나 그가 무슨 이유로 이러는 것인지는 명서원도 잘 알지 못하였다.
명서원은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
“대표님, 오늘 왜 송유리 씨를 데리고 이곳에 온 겁니까?”
“뭐가 왜야? 여기가 가까우니까.”
“하지만 이곳은 전에 다른 여자가 묵던 곳이잖아요. 대표님은 정말... 아무렇지도 않으세요?”
“두 사람 친구라면서?”
...
말문이 막혀버렸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못 하는 게 있는 것 같다. 고인성의 단점은 여자의 마음을 너무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문제 있어?”
“혼전 계약서에 왜 특별히 1년이라고 정하신 겁니까? 그리고 가족 관계를 유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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