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화
송유리는 맞은편 소파에 앉았다.
“무슨 일인데요?”
“결혼 얘기.”
“결혼이요?”
‘뭐지? 갑자기 결혼 얘기가 왜 나와?’
그녀가 묻기도 전에 그가 두 개의 문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당신도 알다시피 집안 어른들이 결혼을 재촉하고 있어. 참 골치 아픈 일이지. 집안의 평화를 위해서 아내가 필요해.”
“이건 혼전 계약서이고 이건 변호사 위임장이야.”
첫 번째 계약서를 봤을 때는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두 번째 계약서를 보니 바로 깨닫게 되었다.
“구 변호사님께 사건을 의뢰하고 싶다면 이 혼전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대표님과 결혼을 해야 한다는 뜻이죠?”
“그렇게 생각해도 돼.”
“어떻게 이래요? 어떻게 이런 일을 가지고 거래를 해요?”
그가 손을 뻗어 그녀가 쥐고 있던 두 개의 문서를 낚아챘다.
“그래. 그럼 나도 더 이상 신경 안 써. 나머지 일은 당신이 알아서 해.”
송유리는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고인성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일은 그녀 자신의 능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였다.
매번 고인성은 그녀를 쉽게 도와주었다. 그러다 보니 그녀는 일 자체가 쉬운 일이라고 착각까지 하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떤 일은 그녀가 모든 힘을 쏟아부어도 할 수 없는 일인 것 같았다.
고인성에게 받은 것이 많으니 돌려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왜 저예요?”
알 수가 없었다. 고인성 같은 남자는 주변에 널리고 널린 게 여자인데. 왜 굳이 그녀를 선택하는 건지?
그는 그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다시 한번 물었다.
“사인할 거야?”
“일단 보고요.”
송유리는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두 사람이 알게 된 지는 꽤 오래되었지만 바로 사인할 수는 없었다.
인신매매 계약서 같은 것일지도 모르니까.
“그래. 한번 봐 봐.”
그는 조급해하지 않고 옆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송유리는 자료 안의 모든 글자를 꼼꼼히 읽었고 어떤 세부 사항도 빠뜨리지 않았다.
혹여라도 그의 덫에 걸려들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1년만 결혼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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