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화
“갑시다.”
송유리에게서 시선을 거둔 고인성이 답하자 제일 앞에 있던 학생이 사람들을 밀쳐내며 그를 안내했다.
“그럼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고인성은 조용히 그 뒤를 따랐고 더 이상 송유리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원래도 모르는 사이였는데, 그냥 우연히 몇 번 본 게 전부고 이제야 자신의 원래 생활로 돌아온 것뿐인데 송유리는 고개 한 번 돌리지 않는 고인성을 보며 이상하게 마음이 아파왔다.
숨이 막혀오고 머리도 어지러운 것 같았다.
“걔가 나설 줄 누가 알았냐고. 짜증 나 진짜.”
“나도 그냥 앞에 나설걸. 그럼 고 대표님을 안내하는 사람은 내가 됐을 텐데.”
“이미 뺏긴 걸 지금 말해서 뭐해.”
정신을 놓고 있던 송유리는 그들이 다가오는 걸 미처 보지 못하고 그 무리와 부딪혀 바닥으로 넘어져 버렸다.
안 그래도 아픈 무릎이 뒤로 가해지는 충격까지 받으니 상처가 더욱 심해질 것 같아 송유리는 이미 다리가 부러질 각오까지 마치고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런데 그녀의 상상과 달리 넘어지기 바로 직전, 힘 있는 손 하나가 그녀의 허리를 받쳐 들고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감사...”
감사 인사를 하려고 고개를 든 순간 보이는 서지훈의 얼굴에 깜짝 놀란 송유리는 빠르게 뒷걸음질 쳤는데 그러다가 또 넘어질 뻔해서 서지훈이 팔목을 잡아주며 웃어 보였다.
“감사 인사도 안 하고 도망치는 거야? 내가 호랑이도 아니고, 설마 너 잡아먹기라도 할까 봐?”
서지훈이 한유현과 사귄 뒤로는 서로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사이기에 송유리는 지금 그와 이렇게 대화하는 것마저도 어색했다.
그런데 그때, 송유리가 입을 열려 할 때 누군가 그녀의 손목을 '탁' 쳐내며 서지훈의 손을 떼어냈다.
시선을 위로 올리니 그곳에는 씩씩대는 한유현이 서 있었다.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사람들 다 보는 앞에서 내 남자친구 꼬시는 거야?”
한유현의 말을 들은 학생들은 하나같이 송유리에 대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서지훈 씨가 유현이 때문에 쟤 좀 상대해줬다고 정말 본인이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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