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화
간단히 준비를 마친 송유리가 방을 나서자 소파에 누워 한 손엔 과자를 끼고 티비를 보던 황이진이 다급히 일어나며 말했다.
“배고파? 죽 끓였는데 와서 좀 먹고 다시 쉬어.”
“언니 오늘 출근 안 해요?”
이 시간에 집에 있는 황이진이 익숙하지 않아서 물은 건데 황이진은 당연하다는 듯 대답하며 주방에 들어가더니 그릇에 죽을 가득 담아내왔다.
“너 다쳤으니까 내가 간호해야지.”
“얼른 먹고 좀 더 쉬어. 푹 쉬고 나면 그때 나가서 핸드폰 새로 사자.”
“나 좀 있다 나가야 해요.”
“나간다고? 어디 가는데?”
“학교에 행사가 하나 있는데 못 간다고 하니까 회장이 뭐라고 해서요. 아무래도 나가봐야...”
“너 미쳤어?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애가 무슨 지원자야. 너희 학교도 회장도 다 어디 모자란 거 아니야? 사람이 어떻게 그래?”
학생회장과 학교 험담을 하던 황이진은 손을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못 간다고 말까지 했는데 허락 안 해주는 거면 그냥 째. 걔가 뭐라고 네가 걔 말을 들어?”
자신이 아픈 몸을 이끌고 그런 데서 일하는 게 마음 쓰여서 하는 말인 건 알지만 이미 결정된 일이라 송유리는 죽을 먹으며 대답했다.
“장학금이 걸려있는 거라서 어쩔 수 없어요.”
“장학금? 장학금이 뭐 얼마나 된다고 그래?”
“우리 학교 장학금은 많이 줘요. 저번 해엔 300만 원 받았어요.”
자신의 어린 시절처럼 오륙 만원 정도만 주는 그런 건 줄 알았는데 300만 원이라는 숫자를 듣자마자 황이진은 눈을 크게 뜨더니 바로 송유리의 어깨를 두드리며 나긋나긋하게 말했다.
“인생이 항상 편할 수만은 없는 거야. 힘든 날도 있고 그래야 인생이지. 얼른 먹고 학교 갈 준비해.”
“...”
태도가 바뀌는 게 너무 순식간이라 송유리가 어벙벙해하고 있을 때 황이진은 또 말을 이었다.
“그래도 일 너무 열심히 하지는 마. 안 볼 때 좀 쉬고 그래. 지금 네 상태 너도 모르는 거 아니잖아. 다리 절뚝이는 거 보기에도 안 좋은 데 빨리 나아야지. 건강이 우선이야.”
“네. 알겠어요.”
고개를 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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