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화
주호진이 부른 거액에 당황하던 것도 잠시 송유리는 그에게 자신의 성의를 보이기 위해 다시 입을 열었다.
“아까는 제가 급해서 말을 너무 막 뱉었어요. 저는 진짜 주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한 거니까 좀 전에 한 말은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
“나도 장난치는 거 아닌데.”
수술한 번에 200억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요구하자 송유리는 결국 입술만 달싹이다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내가 고 씨 집안과 계약하는 조건으로 그쪽에서 저한테 1년에 200억씩 주기로 했거든요. 그 집안 일 다하고 남는 시간에는 연구도 해야 하고 매주 수술도 두 건씩 해야 해요. 더 많은 환자들을 구하고 싶은 것도 있고 나를 필요로 하는 환자들을 돕고 싶기도 해요.”
“저희 할머니도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해요. 어제도 응급수술하다가 영영 못 깨어나실뻔했어요.”
“나이 드신 분들은 수술보다는 다른 방법을 쓰는 게 좋아요.”
“저희 할머니 저한테는 엄청 중요한 분이세요. 수술 안 하면 한 달도 넘기기 힘든데...”
“모든 환자들은 다 가족들에게는 중요한 사람들이죠.”
주호진은 이성이 감성을 지배한 사람처럼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
“듣기 거북할 수도 있겠지만 난 살렸을 때 가치가 있는 사람들을 먼저 수술해주는 편이에요. 그래서 그쪽 할머니 수술은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거고요.”
주호진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는 알지만 유일한 가족인 할머니의 수술을 이대로 포기할 순 없었던 송유리는 아랫입술만 깨물고 있었다.
“송유리.”
그때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놀란 송유리가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서는 표정을 굳히고 이쪽을 바라보는 고인성이 서 있었다.
아까처럼 또 바람피우다 걸린 것 같은 느낌을 받은 송유리는 눈을 크게 뜬 채로 서 있는데 주호진은 태연하게 고인성에 목례를 하더니 말했다.
“잠깐만 기다리고 계세요.”
“들어와.”
주호진이 자리를 뜨자 휴게실의 문을 열어젖히던 고인성은 손잡이를 잡은 채 송유리를 보며 말했다.
감히 고인성이 계속 문을 잡고 있도록 놓아둘 수는 없었던 송유리는 자신을 짓누르는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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