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의사가 말을 마치고 자리를 뜨자 송혁수는 발을 동동 굴렀다.
그때, 김이나가 일어서며 말했다.
“이 일은 제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 말에 송혁수는 곧바로 김이나를 쳐다보았다.
“정말? 그 사람은 고씨 가문 주치의야. 내가 전에 사업 때문에 고 대표 얼굴 한번 보려고 엄청 애썼는데 말도 못 붙여봤어. 근데 네가 정말 고씨 가문을 설득할 수 있다고?”
“저의 대표님이 고 대표님이랑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란 친구니까 어쩌면 날 고 대표한테 데려가 줄 수 있을 거예요. 그때 가서 잘 부탁하면 분명 들어주실 거예요.”
임진경이 맞장구쳤다.
“그래, 우리 이나는 인기도 많고 예쁘니까 고 대표도 봐줄 거야.”
송혁수는 얼굴 가득 웃음을 띠며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잘됐다! 이나는 정말 효녀야! 이런 딸이 있어서 아빠는 정말 자랑스럽구나!”
송유리는 화목한 그들의 모습을 보며 자신이 끼어들 틈이 없음을 느꼈다.
그녀는 그저 남일 뿐이었다.
하지만 부러운 마음은 감출 수가 없었다.
이때 간호사들이 할머니의 병상을 밀고 응급실에서 나와 원래 병실로 향했다.
송유리는 곧장 달려가 제일 먼저 할머니의 병상을 따라 병실로 들어갔다.
송유리는 송혁수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할머니를 살리려는 이유를 알고 있었다. 단순한 가족애 때문만은 아니라 할머니가 만들어내는 가치 때문이었다.
할머니 이화영은 국내 최고의 디자이너였다. 당시 송혁수는 이화영의 디자인 덕분에 가방 업계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지만 정작 본인의 능력이 부족하고 안목도 좁아 좋은 패를 쥐고도 스스로 망쳐버렸다. 그는 사기를 당해 번번이 손해를 보았고 고용한 디자이너들도 대체로 실력이 형편없었다. 회사 내부 분위기도 엉망이라 성과를 내는 직원은 거의 없었고 능력 있는 사람들은 회사를 떠나버렸다.
결국, 이화영이 직접 디자인한 제품을 제외하면 나머지 제품들은 시장에서 외면받았고 회사 수익도 거의 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화영도 점점 나이가 들고 병까지 앓고 있어 최근 몇 년간 디자인한 작품은 점점 줄어들었다. 그 여파로 회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