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9화
사경을 헤매는 우문호
초왕부 대문 밖에 큰 등롱이 두 개 걸려 있고,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가운데 불빛만 형형하다.
원경릉은 안절부절 못하다가 발을 헛디뎌 넘어질 뻔했다. 구사가 황급히 부축하며, “왕비 마마 조심 하십시오.”
“고마워요!” 원경릉은 구사의 차가운 눈빛을 올려다 봤다.
“걸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구사가 그녀를 놓아주며 물었다.
원경릉은 발을 삐어서 아팠지만 구사가 부축하게 하고 싶지 않아 한쪽 다리를 절름거리며 걸어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가며 앞만 보고 걷는 탕양이 비로소 입을 열었다. “그저께 밤 왕야께서 궁을 나오시다가 습격을 당하셔서 상태가 매우 위중하십니다.”
“얼마나 심각한데요?” 어쩐지 어제 입궁하지 않았다 싶었는데 습격을 당해서 였구나.
“한 때 숨이 멎었으나 제왕 전하가 자금단을 가져오셔서 숨이 돌아오셨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의식이 없으시고 어젯밤 유시(오후 5시~7시)부터 줄곧 열이 높고 호흡이 약해지신 데다 피를 두번 토하셨습니다.” 탕양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왜 이제서야 날 찾아온 거예요?” 원경릉이 서두르며 물었다.
탕양은 뛰듯이 걸으며, “왕야께서 궁에 알리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어젯밤은 상황이 너무 다급한 나머지 입궁하여 황제 폐하께 알렸는데, 태상황께서 이 일을 아시게 될 줄 몰랐습니다. 사람을 시켜 정황을 파악하시고 상선이 저희에게 왕비 마마를 급히 모셔가라고 분부하셨습니다.”
탕양도 태상황이 왕비 마마를 돌려보낸 의중을 알지 못했고, 상선이 말하길, 왕비 마마는 왕야를 구하실 수 있는 유일한 분이라고 했다.
원경릉은 태상황이 어떻게 자신에 대해 알았는지, 황제 폐하가 건곤전에 왔다가 다시 간 것이 초왕부의 전갈을 받았기 때문인 걸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구사는 뒤를 따라 걷다가 탕양의 말을 듣고 저도 모르게 원경릉에게, “왕비 마마께서는 태상황 폐하의 의중을 아십니까?”
“모르지, 어서 가보자.” 원경릉은 발이 심하게 아픈데다 마음이 너무도 황밍했다. 이건 분명 몸의 원래 주인의 정서가 남은 탓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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