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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명의 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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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043화

아이들이 없는 황궁은 무서울 정도로 고요해졌다. 계란이마저 울적해 보이는 게, 전에는 매일 오빠들이 와서 서로 안아주려고 난리였는데, 이제 아침부터 밤까지 그들이 보이지 않으니 종일 시무룩해져 있었다. 아빠가 안아주는 게 좋긴 했지만 그는 종일 조정 일로 바쁜탓에 자기 전에 겨우 와서 안고 놀아주는 거라 이전과 비교가 됐다. 계란이 뿐 아니라 눈 늑대와 호랑이도 심심해서 꼬마 주인들 방 복도에 엎드려 이리 뒹굴 저리 뒹굴하며 나가 놀지도 않는 게, 계속 이런 식이면 다들 기분이 축 처져 안 되겠다 싶었다. 원경릉은 친목 이벤트를 기획해 각 집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궁으로 놀러 오라고 하자, 친왕들이 알았다며 아이들을 데리고 입궐해 궁중은 다시 시끌벅적해졌으나 우문호는 오히려 전부 다른 사람 아이란 생각에 거의 울 뻔했다. 하지만 계란이는 이렇게 많은 아이를 보자 기분이 좋아졌고, 늙은 아빠 우문호도 따라서 즐거워했다. 우문호는 계란이가 종일 시무룩하게 있을까 봐 걱정이 들었다. 딸이 좋으면 우문호도 뭐든 다 좋았다. 천행이의 백일이 되자 보상의 의미로 성대한 잔치를 베풀었다. 천행이는 이제 할머니도 있는 몸이니 할머니를 기쁘게 해 드리는 게 도리다. 잔치는 굉장히 성대했다. 이리 나리는 은자를 조금도 아끼지 않았다. 천금으로 아내와 엄마를 즐겁게 할 수 있다면야. 백일 잔치에 모두가 아주 기쁜 마음으로 참석했다. 마지막에 손님들이 식사를 마치고 간 뒤 같이 둘러앉아 술을 홀짝일 때 약간의 에피소드가 터지며 다들 웃기며 슬픈 상황에 부닥치고 말았다. 숙왕부 어르신이 그릇을 가져와서 음식을 싸서 온 것이었다. 사실 지금 숙왕부는 전혀 궁색해 보이지 않았지만, 수십 년간 몸에 밴 습관이 무서운 게 음식 낭비를 두고 보지 못하는 것이었다. 전에 원경릉은 이리 나리 일이 해결된 뒤 안풍 친왕 부부가 떠날 줄 알았는데, 백일 잔치까지 가지 않고 있길래 개인적으로 안풍 친왕비에게 물었다. 그러자, “전엔 돌아가고 싶었지, 꿈에라도 간절히 돌아가고 싶었어. 하지만 돌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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