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018화
아들의 손은 이리봉청에게 큰 안도감을 주었다.
그리고 이리봉청은 조금씩 냉정을 되찾으며 머릿속 단편 조각들이 맞춰지기 시작했다. 너무도 불가사의했다. “세상에 늑대가 널 구했다고? 그럼, 네 사부는 지금 어디 계시니? 그분께 절 올려야겠다. 아들의 생명을 구해주신 은인이시구나!”
“만나게 되실 거예요. 내일 오신다고 했거든요. 어서 일어나세요. 차가운 땅바닥에 앉지 마시고요.” 이리 나리가 우선 천행이를 안고 다시 손을 내밀어 이리봉청을 일으켰다. “어머니의 며느리가 앞에 있는데 궁금하신 건 없으신가요?”
“며느리…?” 이리봉청은 아직 어리둥절한 모양으로 우문령과 미색의 얼굴을 보더니 다시 우문령을 되돌아봤다.
우문령은 울어서 눈이 퉁퉁 부어 있었는데, 시어머니의 눈빛을 보고 앞으로 다가와 눈물이 아직 가시지 않은 얼굴로 꿇어앉으려 하자 이리 나리가 얼른 우문령을 일으켰다. “지금은 절할 필요 없어. 바닥이 찬데 아이를 낳은 몸으로 안 돼.”
그러자 우문령이 예를 취하며 울먹였다. “며느리 우문령 드디어 시어머니를 뵙습니다…!”
이리봉청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우문령의 손을 잡고, “내가 아들이 있고 며느리가 있고 손자가 있다니…. 이 모든 게 진짜라니. 어떻게 전부 다 있을 수가 있어? 난…. 도무지 믿을 수가 없네.”
“엄마, 전부 진짜예요. 어머니는 눈늑대봉에서 36년을 계셨고 아들은 계속 어머니께서 거기 계신 줄 모르고 불효했어요….” 이리 나리가 말하다 목이 메었다. 이리 나리는 천하제일의 부호요 늑대파도 강호를 호령하는 패주였지만 정작 이리 나리의 어머니는 눈늑대봉에서 온갖 풍상과 비바람을 맞고 있었다.
이리봉청이 고개를 흔들고 하염없이 이리 나리를 바라보다가, 이제는 손을 뻗어 이리 나리 얼굴을 쓰다듬었다. “네가 살아 있는 것보다 엄마를 더 기쁘게 하는 게 또 있을까 싶네… 바보로 지낸 세월 동안 엄마는 세상을 몰랐지. 하지만 밤마다 네가 늑대에게 물려가는 꿈을 꿨어. 대부분 식은땀에 젖은 악몽이었지만 세상일을 몰랐어…. 그런데 네가 살아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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