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009화
원경릉은 해가 뜨기도 전에 눈늑대봉 득랑요에 도착할 것 같아 일부러 걸음을 늦췄다.
어쨌든 대낮이어야 정확하게 볼 수 있으므로 원경릉은 서둘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해가 뜬 뒤 비상식량과 두꺼운 옷을 좀 산 뒤 독랑요로 올라갔다. 시간을 앞당겨 왔으면 원경릉은 독랑요에서 며칠간 잠복하고 있어야 해서 비상식량이 필요했다.
독랑요에 도착하니 날씨가 심하게 추웠다. 원경릉은 후각이 굉장히 민감한 상태라 피비린내가 날 경우 맡을 수 있었다.
원경릉은 이리봉청이 출산한 곳에 앉았다. 하지만 이곳은 눈만 하얗게 덮여있었을 뿐, 피냄새는 나지 않았다. 확실하게 확인하고자 원경릉은 아래로 한 층을 파 보았는데, 혈액으로 오염된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리봉청이 아직 오지 않았다는 것이 증명된다.
원래 계획대로 원경릉은 이곳에서 잠복해야 한다.
며칠이나 기다려야 할지 모르니 왔다갔다 할 수가 없었다. 만약 다시 온다고 해도 시간이 지금보다 더 정확할 거라는 보장도 없었기 때문이다.
원경릉은 산 아래서 잠복하고 있을까도 생각했으나 산 아래는 보초병들이 있어 눈에 띄지 않으려면 이리봉청은 큰길로 올 리 없었다. 원경릉도 속도가 매우 빨라 보초병의 주의를 끌지 않았기에 몰래 올라올 수 있었다. 어차피 이리봉청이 어디로 올라올지 모르니 여기서 잠복하고 있는 게 만에 하나 실수하지 않는 길이었다.
날씨는 정말 추웠다. 원경릉이 북당에 온 지 꽤 됐지만 이렇게 추운 겨울은 처음이었다. 산꼭대기는 기온이 더욱 낮아서 사 온 두꺼운 옷도 찬 기운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찬 바람을 막아주고 오는 사람을 숨어서 볼 수 있는 곳을 찾는게 시급했다.
원경릉은 최대한 멀리까지 내다보았지만, 온통 흰 설원을 반나절이나 보고 있자니 마음이 더 초조해질 뿐이였다.
원경릉이 이렇게 인내심이 없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며칠 밤을 새우고 잠이 부족한 데다 비극이 일어난 바로 그해에 와 있다는 생각에 초조한 마음이 든 것 같았다.
‘오늘 풍도성에서 무슨 일이 발생했을까, 천문 세가가 다 죽임을 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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