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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명의 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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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83화

우문호는 이전까지 이리 나리가 눈 늑대를 가지고 싶어 했던 게 같이 놀고 싶어서라고 생각했으나, 눈 늑대에게 안정감을 찾으려 했다는 것을 이제서야 깨달았다. 이리 나리가 경성에 온 뒤로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신뢰하는 대상이었고 어떤 견고한 것도 다 부술 수 있는 강한 사람이라고만 생각해 왔다. 그래서 이리 나리도 희로애락을 가지고 칠정육욕에 시달리는 평범한 사람임을 잊었다. 우문호는 이리 나리에게 너무 많은 빚을 진 것을 한탄하며 순간 가슴이 먹먹해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였다. 안풍 친왕비는 찻잔을 돌리며 마음을 모질게 먹으며 말했다. “이미 섬전위를 풍도성에 보내 안지여를 지켜보게 했어. 지금 풍도성은 안지여의 생일연회를 준비 중이었다. 다음 달은 안지여의 대수 외에도 두 사람이 혼인한 지 36주년 기념으로, 흥청거리며 들뜬 분위기는 너희들 혼례 때에 절대 못 미치지 않더라. 진상을 전부 똑똑히 밝혀낸 뒤 반드시 이리율이 풍도성에 가야 해. 섬전위와 흑영위가 도와줄 거고 늑대파도 있으니 이 원수는 갚고 말겠어.” 원경릉과 우문호는 눈을 마주치며 원한과 아픔을 공유했다. 36주년 기념으로 대수를 올린다는 말은 이리봉청이 죽자마자 바로 혼례를 올렸다는 말이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 죽어야 마땅한 죄였다! 우문호는 밖에 앉아 접객실 안의 사람을 지키고 눈 늑대도 우문호 곁에서 늘어지게 햇볕을 쬐고 있었다. 안풍 친왕비는 마당에 앉아 있었는데, 그 곁에는 눈 늑대 한 마리가 엎드려 있었다. 안풍 친왕비는 눈 늑대 머리를 조용히 쓰다듬으며 마당 담장을 타고 올라가는 장미 덩굴을 보고 있었다. 햇살이 안풍 친왕비의 싸늘한 눈에 비춰들었다. 방안은 어제처럼 침향에 불을 붙이고 연한 향기가 코끝을 감쌌다. 원경릉은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자신의 머릿속 생각을 비우고 천천히 사고의 촉수가 펼쳐지는 대로 놔뒀다. … 36년 전 풍도성. 천문 세가의 둘째 아가씨 이리봉우의 시체는 풍도성 성문에 걸렸다. 15살 앳된 소녀는 꽃처럼 아름다웠고 올해 막 급계를 한 뒤라 성 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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