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968화
신시경이 되었는데 아직도 아무 변화가 없어 이리 나리는 미색과 요 부인에게 들어가 보라고 했다. 둘은 공주에게 힘을 북돋아 줬다. 두 사람 모두 아이를 낳은 경험이 있기에 그들이 곁에 있으니 우문령은 안심이 됐다.
그렇게 유시경이 되자, 자궁수축이 빈번해지면서 자궁문이 열려 드디어 낳을 수 있게 되었다.
이리 나리는 밖에서 기다리며 종일 밥 한 숟가락 물 한 모금 입에 넣지 않았다. 늑대파 사람도 이리 나리가 이렇게 긴장한 모습을 본 적이 없어 같이 안절부절 했다.
그런데 잠시 후 안풍 친왕비가 오고 나니 이리 나리의 긴장이 약간 풀어졌다.
안풍 친왕비가 이리 나리 손을 꽉 잡고 조그맣게 말했다. “괜찮아, 황후가 있잖아. 그녀랑 같을 리 없어.”
이리 나리 눈에 반짝하고 눈물이 빛나더니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네!”
잠시 후 이리 나리가 중얼거렸다. “계속 주의하고 있었는데 잠시 소홀해서 제가 너무 많이 먹게 했어요…”
“아무 일도 없을 거야.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 안풍 친왕비가 꾸짖었다.
이리 나리는 다시금 마음을 가다듬고 안풍 친왕비의 손을 꽉 잡았다.
안에서 우문령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우문령은 여전히 힘든 소리를 내지 않았고 다시 진통이 와도 묵묵히 참고 견뎌냈다. 오히려 산파와 원경릉의 힘주라는 목소리만이 계속 들려왔다. 공주는 두 손으로 침대보를 움켜쥐고 입에 부드러운 천을 물었는데 잇몸에 피가 밸 정도로 꽉 물면서도 소리를 내지 않았다.
초산이라 역시 좀 힘든 데다 태아가 꽤 컸다. 우문령 체질이 나쁘진 않았지만 곱게만 자란 공주로 출산 과정이 그녀에게는 모든 힘과 의지력을 다 소모하는 일이었다. 지켜보는 사람들마저 가슴이 아파졌고 아무것도 도울 수가 없는 상황에 괴로워했다.
아기의 울음소리는 마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처럼 모든 사람을 구했다. 아이가 나오는 것과 거의 동시에 우문령의 머리가 한쪽으로 푹하고 꼬꾸라졌는데 기절한 건지 아니면 잠든 건지 모를 정도였다.
원경릉이 놀라 산파에게 아이를 씻기게 한 뒤 자신은 얼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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