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959화
숙왕부에 있던 적성루의 ‘잔당’들이 은자를 받은 후 안풍 친왕이 짠 여정에 따라 숙왕부를 나섰다. 그런데 어찌나 기세가 등등하던지 소요공이 놀라서 옷을 걸치고 나와 자연스럽게 무상황에게 물었다. “저 사람들은 어디로 가는 겁니까?”
무상황은 복도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는데 허전하고 무료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젯밤 휘형이 저들을 설득했어. 평생 북당을 지켰으니 이 땅 이곳저곳을 다니며 자기들이 지킨 강산이 어떤지 봐야 한다며 말이야.”
주 재상이 다가 오더니 웃으며 말했다. “휘형이 이렇게 근사한 말을 할 때는 반드시 목적이 있었죠. 아마 저들을 떠나보내려는 걸 겁니다.”
“그럼, 네 생각에 휘형은 뭘 하실 거 같아?” 소요공이 쭈그리고 앉아 물었다.
“뭐, 곧 알게되겠지.” 주 재상은 침착했다.
소요공이 무상황 곁으로 옮겨가며 손가락 두 개를 폈다. “한 개비 더?”
“꿈 깨!” 무상황이 아무렇지도 않게 눈을 흘겼다. 한 달에 고작 요만큼인데 거기서 한 개비를 달라니!
“주디 누님께서 내일 오는데.. 다 일러바칠 겁니다!” 소요공이 협박했다.
무상황이 담배꽁초를 버리며 소요공의 뒤통수를 한 대 갈겼다. “어쭈?”
소요공이 쭈그리고 앉아 아직 불이 붙어있는 담배꽁초를 한 모금 빨자 입에서 서서히 담배 연기가 흘러나왔다. 소요공은 담배 연기를 피워올리며 건방지게 말했다. “담배 피운 거뿐만 아니라 어젯밤 술 마신 것도 얘기해야겠네요. 어디 때려보세요.”
무상황이 신발을 벗어들고 때리려고 하자 주 재상이 와서 막아서며 무상황에게 말했다. “십팔매한테 한 대 줘요, 안 그러면 하루 종일 쫑알댈 겁니다.”
“안 줘!” 무상황은 십팔매가 협박하는 게 제일 싫었다.
주 재상이 살짝 무상황을 밀며 눈짓하며 말했다. “줘버려요, 나중에 일러바쳤다가 검사라도 하는 날엔 방에 얼마나 숨겨놨는지 본인이 잘 아시잖아요. 제 방에도 보물을 숨겨놨단 말이에요.”
무상황은 호기심이 생겼다. “네 방에는 무슨 보물을 숨겨놨는데?”
주 재상이 하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지난번 경주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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