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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명의 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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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55화

열째가 매황장에 처음 살기 시작했을 때는 상당히 흥분해 했다. 궁에서는 자유가 없었는데 온 산을 뛰어다닐 수 있으니 한동안 미친 듯이 놀았다. 하지만 점점 똑 같은 생활이 단조로워지자, 친구들이 생각나 아바마마께 궁에서 만두와 아이들과 놀게 해 달라고 했다. 그러자 전 황제는 열째를 궁으로 보내는 것보다 만두와 아이들을 한동안 매화장으로 오라고 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 마침, 떡들과 쌍둥이도 궁에서 심심하던 차였기에 황조부가 사람을 보내 맞으러 오자 짐을 꾸려 호랑이와 늑대를 데리고 서일의 호송을 받으며 매화장으로 향했다. 출궁할 때 원경릉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그들에게 너무 난장판 부리지 말라며 황조부와 호태비 말씀 잘 들으라고 했다. 매화장에 도착해서 이틀간은 그래도 얌전하게 지냈으나 눈 늑대와 호랑이를 데리고 간 다섯 꼬맹이가 얌전하게 있을 리가 있겠나? 천지 사방에 거칠 것이 없고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놀 수 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그렇게 매화장에 간지 사흘째 되는 날, 전 황제가 새로 만든 사냥터 담장이 와르르 무너져 안에서 키우던 동물이 전부 산으로 달아나 버렸다. 전 황제가 잘못을 추궁하자 열째와 만두는 죄를 홀라당 쌍둥이에게 덮어씌웠는데 쌍둥이가 황조부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빨개진 얼굴로 울먹이며 말했다. “걔들이 불쌍해요. 계속 우리한테 구해달라고 하는데…. 황조부, 걔들을 자유롭게 해주세요. 혹시 사냥하고 싶으시면 저희가 사냥터를 뛰어다닐게요, 저희한테 활을 쏘셔도 돼요.. 네?” 전 황제는 가슴이 메어왔다. 손자의 불쌍한 모습을 보니 화가 나기는커녕 마음이 너무 아파졌기 때문이다. 결국 얼른 둘을 안아 들어 무르팍에 앉히고 하나씩 뽀뽀했다. “됐다, 됐어. 황조부는 사냥도 별로 안 좋아하니 놔준 셈 치자. 그리고 어떻게 너희를 쏠 수가 있어? 활은커녕 한 대 때리는 것도 가슴이 아픈데.” 전 황제는 속으로 탄식했다. ‘쌍둥이가 나이는 어리지만 생명을 사랑할 줄 아는 것이 황후의 가르침 덕분이구나.’ 다시 이틀이 지나고, 이들은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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