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22화
원경릉과 우문호의 첫 키스
원경릉은 손을 내리고 조금 내키지 않은 듯: “그럼 어떻게 하길 바래? 내가 잘못 했다. 그럼 됐냐?”
“잘못한 주제에 뭐가 그리 당당해? 아직도 이렇게 거만하단 말이지? 잘못했다면서 잘못했다는 태도가 그래? 그게 사과야? 제대로 사과 했냐고?”
연달아 쏘아 대는 걸 보니 정말 오래 참았다.
원경릉도 성질을 내며, “나도 한마디만 하면 안될까? 어쩌다 그런 거고 고의도 아닌데 막돼먹은 여자처럼 여기서 머리끄덩이 잡고 싸워야 해? 넌 내가 알던 모르던 날 좋게 말하지 않을 게 분명해, 나는 좋은 싫든 네가 내 은……”
원경릉은 들뜬 얼굴에 앵두 빛 입술이 살짝 벌어져 있고 깊은 눈동자에 흩날리는 머리카락, 몸은 약간 기우뚱한 상태다. 켕기는 듯한 느낌과 함께 약간의 죄책감이 있지만 은인이란 한 마디가 입에서 떨어지지 않아 우문호의 눈빛을 피하고 마는 것이다.
우문호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감히 은혜를 가지고 위협을 해? 눈에 뵈는 게 없는 모양이야?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 것이, 고개를 숙여 원경릉의 벌어진 붉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때릴 수 없기 때문에 본래는 벌칙으로 그런 건데, 붉은 입술에 닿는 순간 부드러운 감촉이 심장을 꿰뚫어 온몸이 굳어버리고 머리속이 순간 하얗게 번했다.
원경릉의 머리도 순간 하얘졌다.
무슨 상황이지?
두 사람의 호흡이 가빠지며 서로의 두 손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상대를 안았는데, 이건 완전 자의식이라 곤 전혀 없는 무의식이 낳은 행동이었다.
우문호가 자신의 입술을 포개자 심장이 세차게 뛰고, 온 세상이 마치 잠시 멈춘 것만 같다.
잠시 후 우문호는 입술을 원경릉의 귓불로 가져가며 온몸에 힘이 빠진 그녀를 안고 쇄골 위에 흐트러진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손으로 만졌다.
원경릉은 기운이 하나도 없는 게 머리와 몸이 모두 산소결핍 상태 같다.
그저 온몸으로 부드럽게 우문호의 가슴에 파묻혀 북소리 같은 심장의 고동소리를 듣고 있었다.
이성이 천천히 돌아와서 냉정을 되찾았다.
서로 떨어져 난감해서 어쩔 줄 모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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