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50화
우문호에게 아쉬운 소리해가며 부탁을 할 생각을 하니 원경릉은 내심 내키지 않았다. 그는 절대로 순순히 도와주려고 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만약 우문호가 정후에게 혼사에 관해 얘기를 한다고 해도 정후가 우문호의 말을 듣고 혼사를 막을지 아닐지도 모를 일이었다.
‘참 원경병은 생각은 단순하기 그지없구나.’
허나 우문호가 마음먹고 도와준다면 그는 틀림없이 방법을 찾을 것이다.
“우선 방에 들어가 쉬고, 이 일은 좀 더 생각해보는게 좋겠어.” 원경릉이 말했다.
원경병은 괴로운 마음을 안고 방으로 들어갔다.
사실 원경병은 자신의 말을 원경병이 신경도 쓰지 않을 줄 알았다. 그저 모 아니면 도 라는 심정으로 그녀에게 도움을 구했을 뿐이다. 하지만 원경릉이 의외로 고민하는 듯 보이니 원경병도 내심 희망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원경릉이 방금‘좀 더 생각해보자’라고 하니 도와주지 않을 가능성도 배재할 수는 없었다.
원경릉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한번도 자신의 주장을 내세워 본 적이 없었다. 이 일뿐만 아니라, 자신의 혼인에 있어서도 아버지의 말에 복종해 똥인지 된장인지도 모르고 초왕과 혼인을 했다.
혼인을 했다고 지금 초왕에게 사랑을 받으며 살고 있나? 그것도 아니다.
정후는 딸을 내세워 모험을 하고 있다. 그에게 있어 딸은 출세를 위한 수단인 것이다. 이는 옳지 않다. 모든 사람을 자신의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그게 이 시대의 여자라고 해도 말이다.
지금 원경릉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녀에게 남겨진 것이라고는 원망과 원한, 증오 뿐이다.
원경릉이 무언가 결심한 눈빛을 기상궁을 보며 “왕야가 무엇을 즐겨 먹습니까?” 라고 물었다.
“자소 오리” 기상궁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설마 원경릉이 초왕에게 부탁을 하려는 건가?
“어떻게 만드는지 가르쳐주세요.” 원경릉이 말했다.
“왕비. 아무래도 이 일에 손을 떼시는 것이 좋겠어요. 왕비가 나선다고 될 일도 아니고, 만약 왕야께서 나서서 정후부에 찾아가 원경병의 혼사에 관여하게 되면 정후는 아마 초왕의 총애를 얻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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