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장
남자의 억지스러운 말에 허영심이 몇 마디 하고 싶어 했다.
나는 이런 일에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에 나도 모르게 충고했다.
"선생님, 여기는 이분에게 양보하고, 우리는 위층 휴게실로 올라가요.”
"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나는 고개를 돌려 그에게 물었다.
남자는 내 빠른 대처에 놀란 듯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그가 무의식적으로 대답했다.
"이언이라고 해."
말을 마친 이언이 자신의 행동을 후회했다.
‘내가 왜 이 사람의 기세에 겁을 먹고 묻는 대로 대답했지?’
‘위층 휴게실?’
‘허허, 또 허풍을 떨긴.’
‘위층은 일등석 전용 휴게실인데 지금 그곳에 올라가고 싶다고?’
이언이 눈을 흘겼다.
"선생님, 이분을 여기서 쉬게 하고 우리는 올라가서 다음 경기의 세부 사항을 토론하죠."
나는 이언의 작은 행동에 신경을 쓰지 않았으나, 지경은 신경 썼다.
오늘 성격이 까칠했던 그가 바로 이언의 앞에 나섰다.
"지금 누구에게 눈을 흘기는 거죠?"
지경이 이를 악물더니 소매를 걷어붙이고 그를 때리려 했다.
이언은 다리를 꼰 채 개의치 않아 했다.
"바로 당신들에게 눈을 흘겼어. 왜? 나를 때리려고? 자자, 어디 때려 봐! 공항 보안요원이 나를 내보내는지, 아니면 소질 없고 허풍을 떨기를 좋아하는 당신들을 항공사 블랙리스트에 올리는지 어디 한번 보자고."
"당신!"
지경이 그의 멱살을 잡았다.
이언의 얼굴에 긴장된 표정이 떠올랐다.
그가 침을 삼켰다.
"그럴 능력 있으면 어디 때려 봐!"
나는 미간을 찌푸린 채 지경의 행동을 막았다.
지경이 불만스럽게 내 손을 뿌리쳤다.
"강효수, 너는 밸도 없어? 이 자식이 계속 트집을 잡는데, 우리가 왜 계속 참아야 해?"
"하하, 당신 친구야말로 눈치 빠른 사람이네. 자기가 허풍을 떠는 걸 알기에 감히 일을 크게 벌이지 못하는 거야!"
이언이 우쭐대며 자신의 옷깃을 가다듬었다.
토끼도 건드리면 문다고, 이언이 거듭 도발하며 내 인내심의 한계를 건드리자, 내가 그에게 경고했다.
"이언 씨라고 했죠? 오늘부터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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