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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장

큰아버지는 아마 어렸을 때부터 이기적인 사람이었을 것이다. 옛날에는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가난하다 보니 물질적으로 큰 차이가 없었기에 아버지는 큰아버지가 자기와 뭐가 다른지 잘 모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사실 큰아버지는 일찍부터 출세하려는 야망을 품고 있었다. 그리고 높은 자리에 올라가기 위해 큰아버지는 주변에서 이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이용할 것이다. 그 도구로는 지금은 나였고, 앞으로는 아버지였다. “아버지,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나는 아버지의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했다. “큰아버지는 이미 변했어요. 큰아버지한테 빚진 것도 없는데 눈치 보지 마세요.” “큰아버지한테 미움을 산대도 아버지한테는 든든한 아들이 있으니까 기죽지 마시고 당당하게 맞서세요.” 단호한 내 표정이 아버지를 안심시켰는지 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여보, 오늘 고생했어.” 아버지는 미안한 마음에 어머니의 손을 꼭 잡으셨다. “앞으로 형님, 형수님이 또 싫은 소리 하면 바로 맞받아쳐. 내 돈은 곧 당신 돈이야. 당신 원하는 대로 마음껏 써도 돼.” “게다가 우리에겐 든든한 아들이 있잖아.” “알았어요.” 어머니는 대답하며 밉지 않은 시선으로 아버지를 흘겨보았다. 차는 별장 단지로 들어섰고 우리 세 식구는 화기애애하게 집으로 돌아갔다. 며칠 후 서경시에서 열리는 전국 대회 날이 되었다. 순조로운 여행을 위해 부모님은 우리가 지도 교수님과 함께 전용 비행기를 타고 서경시에 가기를 원했지만, 괜히 재부를 과시하고 싶지 않았던 나는 부모님의 제의를 거절했다. 결국 부모님은 하는 수 없이 양보했다가 지도 교수님이 예매한 항공편을 알게 된 뒤에 우리의 표를 전부 이코노미석에서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해 주었다. 일등석은 자리가 부족해서 딱 두 장의 표밖에 사지 못한 아버지는 비즈니스석이 불편하면 일등석에 앉으라고 당부했다. 나는 부모님의 넘치는 관심과 따뜻한 배려를 받으며 보안검색대로 들어갔다. 대기실에 도착하자 양정우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이 나를 반겼다. “효수 왔어?” 지도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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