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장
“대회가 서경시로 정해진 거예요?”
하서인은 머리를 긁적였다.
요즘 너무 정신없이 지냈더니 기억상실증이 걸린 기분이었다.
“지금 얘기해줘도 문제될 건 없어. 내일이면 공고를 보게 될 거야. 참, 그나저나 왜 보자고 한 거야?”
양혜정은 불만섞인 표정으로 테이블을 톡톡 치며 말했다.
“나 시간 많은 사람 아니다? 저녁엔 또...”
양혜정은 갑자기 말을 멈추더니 헛기침을 했다.
“흠, 아무튼 시간은 소중하니까. 용건이 있으면 얼른 얘기하도록 해.”
모두가 기다리던 말이었다.
“선생님, 조기 졸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강효수 일행은 눈빛을 반짝이며 양혜정을 바라보았다.
양혜정은 멈칫했다.
그녀는 한참 뒤에야 대답할 수 있었다.
“조기 졸업하려고? 왜?”
양혜정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어려움이 있으면 나한테 얘기해봐. 학교에서도 신경 쓸 거야.”
양혜정은 강효수 일행이 등록금 부담때문에 빨리 졸업하려는 줄 알았다.
“그건 아닐텐데?”
양혜정은 강효수를 힐끗 쳐다보더니 자기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눈치챘다.
“일단 한 가지만 알려줄게. 조기 졸업은 쉬운 일이 아니야. 멋져보일 수는 있어도 나중엔 정말 눈물도 안 나올 정도로 힘들 거야.”
양혜정은 말은 툭툭 내뱉었지만 마음은 따뜻한 사람이었다.
날카로운 말투였지만 강효수 일행이 간절히 부탁하면 응해줄 사람이었다.
강효수는 친구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그의 친구들은 양혜정을 둘러싸고 어깨를 주물러주고 부채질까지 해줬다.
지경은 어디선가 부채를 꺼내왔는지 제법이었다.
강효수는 공손하게 양혜정에게 차를 대접했다.
음식을 올리기 위해 다가온 종업원은 이 모습에 놀라 어쩔 줄을 몰랐다.
하지만 음식을 다 세팅한 뒤 나가는 종업원의 얼굴은 웃음을 참지 못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강효수 일행의 적극적인 반응에 양혜정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이토록 간절한데 얘기해줄게. 일단 조기 졸업 신청서를 작성해서 주임 선생님과 학과장 선생님께 제출해야 해. 두 분이 신청서에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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