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장
진가영이 고민하고 있을 때 이경욱이 불만 섞인 얼굴로 다가왔다.
“가영 씨, 친구분이랑 사이가 좀 애매한 것 같은데요?”
이경욱이 말을 했다.
“무슨 말인데 저 몰래 그렇게 하세요.”
아까까지 온화하던 내 표정이 순식간에 차가워지자 이경욱은 곧바로 입을 다물었다.
“이경욱 씨는 어렸을 때부터 악기를 배웠다던데 어떤 것들을 배우셨습니까?”
“피아노, 바이올린, 색소폰 다 할 줄 압니다. 그중에 제일 잘하는 건 바이올린이고요.”
이경욱은 자신이 잘하는 영역에 들어서자 자신만만해졌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재능이 뛰어나시겠군요. 악기를 세 개나 다루시다니.”
내 말에 이경욱은 눈썹을 들썩였다.
“졔 얘기는 끝났습니다. 당신은요?”
“저요? 전 잘하는 악기는 없습니다.”
이경욱은 나를 깎아내리기 위해 몸을 들썩였다.
“하지만.”
나는 말을 바꾸었다.
“전 악기가 많습니다. 해금, 태평소, 피아노, 색소폰이 있죠.”
나는 일부러 바이올린을 피해 갔다.
이경욱이 스스로 잘한다고 장담까지 한 것을 멍청하게 그가 나서서 나를 가르치게 둘 리가 없었다.
“해금, 태평소요?”
이경욱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네, 무슨 문제 있습니까?”
내가 반문했다.
“그 악기들 어디 내놓을 수나 있습니까?”
이경욱은 코웃음을 쳤다.
“가영 씨, 이경욱 씨는 외국인입니까?”
나는 그를 무시한 채 고개를 돌려 진가영에게 물었다.
“아니요.”
진가영은 고개를 저었다.
“저희 모두 토종 한국인입니다.”
“그렇군요. 그럼 이경욱 씨는 음악을 하시는 분이 전통 악기를 무시하는 겁니까? 이경욱 씨, 설령 외국 악기를 배운다고 해도 뿌리를 잊어서는 안 되죠.”
내 말이 끝나자 이경욱의 얼굴이 붉어졌다.
특히 우리가 온 이 악기 가게는 모든 악기를 다 취급하는 곳이었다.
그 탓에 이경욱은 더더욱 오만하고 무식해 보였다.
“도대체 연주할 겁니까, 말 겁니까?”
이경욱은 도발하듯 나를 쳐다봤다.
“하죠.”
나는 바로 피아노 옆에 앉았다.
“진가영 씨, 저와 함께 연주하시겠어요?”
진가영은 아주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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