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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장

형과 형수님이 떠난 뒤, 수납을 하기 전에 임선아와 한우현 사이를 이간질했다. “임선아, 이렇게 얘기하는 동안에 한우현이 어디 네 편 한 번이라도 들었어?” 말을 마친 나는 그대로 등을 돌려 떠났다. 등 뒤로 임선아가 짜증을 부리고 한우현이 조심스레 달래는 소리가 들려왔다. 수납을 마치고 다시 돌아왔을 때 임선아와 한우현은 이미 떠난 뒤였다. 나는 뭐든 완벽하게 하는 걸 좋아했다. 임씨 가문을 도와주기로 마음먹었으니 끝까지 할 생각이었다. 나는 양정우에게 연락했다. 그의 외할아버지는 유명한 한의사였다. 그것도 불임 전문 한의사였다. 의술은 서로 통하는 것이 있어, 몸보신은 한의사에게 있어서는 식은 죽 먹기였다. 입원 서류와 한의사의 전화를 임선아의 어머니에게 전부 주자 그녀는 몹시 온화하고 부드러운 태도로 바뀌었다. “효수야, 정말 고마워.” “나와 네 아저씨는 정말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구나.” 임선아의 어머니는 울먹이며 말을 이었다. “아주머니, 진정하셔야 해요. 이제 아저씨는 믿을 게 아주머니 밖에 없요.” 의미심장한 내 말에 임선아의 어머니의 표정이 순간 굳더니 이내 억지 미소를 지었다. 이제 임선아는 믿을 게 못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 틈이 생긴다면 그 감정은 과연 얼마나 지속이 될까? 그날 밤, 어머니와 아버지는 유럽에서 돌아왔다. 나는 병원으로 임선아의 부모님의 병문안을 갈 필요가 없었고 다녀오신 부모님은 나에게 임선아의 아버지는 깨어난 뒤로 기력이 안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임선아의 어머니는 더는 그를 자극할 수가 없어 딸의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했다. 어머니는 탄식했다. “이번에 정말 고생이야.” “다들 노후를 위해 아이를 키운다는데, 이래서야 중구 씨는 어쩌려고.” “아이를 너무 오냐오냐 키워서, 자기뿐만 아니라 아이까지 망쳤으니. 기다려 봐, 앞으로 임선아는 절대로 좋은 날 못 보낼 거야.” 아버지는 여유롭게 대꾸했다. 나는 옆에서 강산 그룹의 경영 상태를 뒤적이며 부모님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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