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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장

강다인은 김지우가 자랑스럽게 말하는 걸 듣고도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어차피 이제는 스스로 돈을 벌 수 있었으니까. 강다인은 담담하게 점원을 바라보며 말했다. “사이즈 괜찮아요. 포장해 주세요.” “강다인, 너 겨우 이 두 벌만 사는 거야? 같이 다니는 그 보건 선생님이 돈 안 써주는 거야?” 서예정이 비웃으며 말했다. “강다인, 진짜 너야말로 뻔뻔한 거 아니야? 그날 그 보건 선생님이 너 데리러 오려고 빌린 차들 참 많더라. 돈 많은 줄 알았는데 다 렌터카라며?” 김지우는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드디어 속이 시원해지는 듯했다. 강다인은 쇼핑백을 들고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적어도 난 내가 번 돈으로 쓰는 거거든. 누구한테도 의지 안 하고.” “다인아, 가족한테 의지하는 것도 행복의 일종이야. 집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그냥 한 번 머리 숙이고 돌아가는 게 어때? 나 같으면 널 부러워할 텐데. 오빠가 그렇게 많은 게 얼마나 좋니.” 그러자 김하나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김지우 너 진짜 웃기네. 다인이랑 오빠들 사이 이간질한 게 누군데? 다인이 집 나가게 만든 게 다 너 때문이잖아!” 김지우는 그저 웃으며 대답했다. “하지만 오빠들은 나를 더 좋아해. 나를 동생으로 생각하고 더 챙겨주잖아. 어쩔 수 없지, 뭐. 이게 다 내 잘못인가?” 강다인은 김지우와 더는 말싸움을 하고 싶지 않았다. 전생이었다면 그녀는 화가 나고 상처받았을 것이고, 심지어 김지우와 이런 일로 다투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오빠들이 김지우에게 더 마음을 주는 것에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강다인은 결국 매장을 떠났고 김하나는 화가 나서 김지우를 노려봤다. “네가 뭐 어쩔 건데? 너 강씨 가문의 진짜 아가씨도 아니잖아. 그냥 가짜일 뿐이야.” 김지우는 그 말에 입술을 꽉 깨물었다. 언젠가 반드시 강다인을 강씨 가문에서 완전히 내쫓아서 자신이 진짜 강씨 가문의 아가씨로 될 거라고 다짐했다. 매장을 나선 강다인에게 김하나가 억울하다는 듯이 물었다. “다인아, 진짜 이렇게 김지우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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