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7장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대답에 정숙자는 복잡한 눈으로 이석훈을 바라보다가 한참 후 입을 열었다.
“두 사람 안 되는 거 알잖아. 그때 교통사고...”
자기 부모님의 죽음을 잊을 사람은 세상에 없다.
이석훈은 정숙자의 앞에 반쯤 쭈그리고 앉아 꼿꼿한 등을 구부렸다.
그러자 정숙자는 입을 열었다.
“죄책감을 느낀다면 그 아이에게 보상해 줘. 그게 너희한테 가장 좋은 선택이니까.”
이석훈은 허리를 굽히며 작은 소리로 대답했다.
“저도 알아요.”
하지만 이석훈은 참을 수 없다. 애초에는 측은지심이 들었지만 나중에는 마음이 흔들렸으니.
정숙자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보아하니 참한 애인가 보네. 네가 이렇게 마음이 흔들린 걸 보니.”
“할머니, 그 애가 그동안 얼마나 못 지냈는지 아세요? 오빠들이 항상 무시하고 압력을 가했어요.”
이석훈은 한참 동안 머뭇거리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저는 충분히 이성을 지키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성은 새로운 감정을 시작하는 걸 막을 수는 있어도 마음이 생기는 건 막을 수 없어.”
정숙자는 자기 손자가 진짜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서야 제 앞에서 이런 말을 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노인의 지혜로 이석훈의 마음을 정확히 포착한 거다.
“석훈아, 나한테 이런 얘기하는 거 그 여자애랑 같이 있고 싶어서지?”
“네.”
이석훈은 어젯밤 이미 답을 얻었다. 그는 강다인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다.
좋아하는 사람이기에 쟁취해야 한다. 이건 이석훈이 돌아온 이유기도 하다.
정숙자는 이석훈을 탁 내리쳤다.
“이 자식이 할미한테 간 보는 게냐? 이 할미가 뭘 해주면 될까?”
“할머니는 아무것도 하실 필요 없어요. 그저 저를 응원해 주세요.”
정숙자는 한참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솔직히 말해서 애초 교통사고는 네가 낸 게 아니잖아. 그건 사고였어. 하지만 그 아이가 불행하다는 건 이해되지 않는구나. 그때 그냥 가벼운 사고였는데 왜 폭발한 거야?”
‘만약 그 아이의 부모님이 죽지 않았다면 좋았으련만.’
이석훈은 목이 메었다.
“아직 아무것도 말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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